(조제신랑 투고....)

요코하마 차이나타운(中華街=중화가)에서 남쪽으로 나가서 강을 끼고 있는 큰길을 하나 건너면 모토마치(元町)상점가가 나온다. 일견 상점가 치고는 상당히 차분해보이는 곳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는 아니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요코하마스러운 상점가이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 관한 이전 포스팅 : http://sweethome107.tistory.com/212

차이나타운에서 모토마치로 건너가는 다리. 강을 따라 LED전구로 일루미네이션 중이다. 

불 빛에 강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모습이 예쁘다.




그리고 연말을 맞아 모토마치 상점가거리도 이렇게 멋지게 라이트 업 되어있다. 북적북적한 중화가를 지나 모토마치에 오면 차분한 분위기에 마음도 같이 느긋해지는 느낌이다. 이 근처는 부유층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상점가의 분위기도 시장통 같은 느낌이 일절없고 레스토랑도 좀 고급진곳이 많은 것 같다. 


사진출처(모토마치 상점가 홈페이지  http://www.motomachi.or.jp)

겨울일루미네이션은 12월부터 2월까지 계속된다.





오직 이시기에만 볼 수 있는 모토마치의 모습이 있으니 이 근방에 계신분들은 이번 주말에 바로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사진출처(http://photohito.com/photo/1882373/)


이 일대는 원래 농어업촌이었는데 19세기 중반에 모토마치 주변 언덕지역인 야마테(山手)가 외국인 거류지로 바뀌게 되며 모토마치도 변화를 겪게 되었다. 칸나이(関内)가 당시 비즈니스의 중심가로 떠오르면서 야마테와 칸나이 사이에 있는 모토마치가 외국인들의 통근길이 되었다. 그로인해 모토마치는 외국인들의 출퇴근길 일용품 구매는 물론 그들을 위한 가구, 도자기, 주류 등의 판매처가 되었다. 



외국인들에게는 그들의 본고장 물건을 입수하는 경로로써, 그리고 일본인들에게는 진귀한 서양문물을 접할 수 있는 이국적인 거리로 모토마치는 호황을 누리게된다. 또한 1970년대에 유행한 하마토라(요코하마 트래디셔널의 줄임말) 스타일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하마토라는 요코하마의 여대생을 중심으로 유행한 아이비리그 스타일 패션을 말한다.


리카쨩(リカちゃん)은 일본의 바비인형이라 할 수 있는데 리카쨩의 모토마치 에디션이 발매된적이 있다. 그 중 몇 종류를 추려보았는데 하마토라 스타일이 이런것이다. 키타무라(キタムラ)의 백을 메고, 미하마(ミハマ)의 구두를 신고, 후쿠조-(フクゾー)의 옷을 입고 스타 주얼리의 악세사리를 차고 POMPADOUR 모토마치 본점의 바게트를 들면 완성! 당시 유행하던 견종인 푸들이 함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마토라를 대표하는 삼대 브랜드 키타무라(キタムラ), 미하마(ミハマ), 후쿠조-(フクゾー)는 아직도 성업중이다.



고급진 슈퍼 유니온(ユニオン)에서는 수입 식품들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이곳에는 몇 개의 베이커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치키 빵(ウチキパン )은 창업한지 약130년된 일본최초의 베이커리로 지금도 성업중이다. 빵들이 심플하고 맛있다. 


사진출처(http://blog.livedoor.jp/minami758/archives/2017663.html)

모토마치 상점가를 관통하는 도로에는 원래 보도가 없었다. 상점가의 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전 점포를 1.8m 후퇴시켜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탄생시킨것이다. 그후 도로를 멋진 암석포장으로 바꾸고 보도에는 가로수와 벤치 등이 추가로 설치되며 지금의 멋지고 세련된 상점가가 완성되었다. 지자체의 개입없이도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한 공동체정신은 정말 본받을만하다.


2월과 9월에는 모토마치 차밍 세일(元町チャーミングセール)

3월에는 아일랜드의 축제인 세인트 패트릭데이를 진행하여 대규모 인파가 모인다.

주말과 휴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는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일본어로는 歩行者天国, 즉 보행자천국이라고 한다.)


 배리어 프리 출입구, 반려동물을 위한 편의시설도 충실해서 유모차, 휠체어, 애견동반 등 어떤 사람이든 즐길 수 있는 상점가다. 상점가 한 켠에는 수유시설도 완비되어 있고 와이파이 무료사용가능하다.


모토마치 상점가 끝쪽에 있는 피닉스. 전통을 이어받아 몇 번이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차이나타운까지 찾아온 사람들이라면 요코하마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게 해주는 상점가, 모토마치까지 발길을 옮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