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쇼난(湘南), 카와사키와 도쿄를 제외하면 우리부부가 제일 많이 방문한 장소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고있는 요코하마는 논외로 하고..)



쇼난이라는 한자를 우리나라 음독으로 읽으면 상남이다. 바로 상남2인조(湘南純愛組!, 쇼난쥰아이구미!)의 무대가 되는 상남인것이다. 상남2인조보다도 후속작인 GTO(반항하지마)가 더 히트했는데 GTO의 외전격인GTO SHONAN 14DAYS에서는 주인공인 오니즈카(鬼塚英吉, 영길이)가 고향인 쇼난으로 돌아오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쇼난의 행정구역상 구분은 동쪽으로는 미우라반도(三浦半島)에서 서쪽으로는 하코네(箱根)를 아우르는 넓은 범위이지만 보통은 에노시마(江ノ島)와 카마쿠라(鎌倉)일대를 떠올리게 된다. (한글홈페이지상 표기는 가마쿠라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카마쿠라라는 발음이 더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카마쿠라로 표기한다.)

쇼난지역에 대해서는 3부로 나누어서, 1부 카마쿠라역 주변, 2부 하세~카마쿠라고교, 3부 에노시마에 대해 써보겠다.


카마쿠라 여행은 보통 카마쿠라역에서 시작한다. 도쿄 거의 전 지역에서 JR을 이용해 1시간남짓이면 카마쿠라에 도착 할 수 있다. 요코하마에서 출발하면 반 시간이면 도착한다.



1. 코마치도오리 



카마쿠라역 동쪽출구로 나가면 코마치도오리(小町通り)라는 상점가가 나온다. 상점가 좌우로 수많은 점포들이 들어서 있고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메인 상점가 좌우의 골목길에도 상점들이 많이 늘어서있다. 걸어다니면서 먹기좋은 간식류를 파는곳도 많고 차, 디저트를 파는곳도 많다. 또 세련된 잡화점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가격이 싼 편은 아니다.





2. 츠루가오카 하치만구

(사진출처: https://www.dearswedding.jp/tsurugaoka-kaikan/)


코마치도오리의 끝에는 츠루가오카 하치만구(鶴岡八幡宮)라는 신사가 있다. 이곳은 이 지역의 인기 결혼식 장소이기도 하니 주말 낮시간에 이곳을 방문했다면 높은 확률로 결혼식을 볼 수 있다. 하치만구(八幡宮)는 일본의 신토사상에 존재하는 하치만신(八幡神)을 모시는 신사로 이나리 신(稲荷神)을 모시는 이나리 신사(稲荷神社)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타입의 신사이다. 

 카마쿠라시대의 쇼군(将軍)가문이었던 미나모토(源)가에서 무운을 빌며 1063년에 교토에 이와시미즈 하치만구(石清水八幡宮)로 창건한 것이 시초로 소실, 복원, 이전을 거듭하며 현재에 이른다. 하치만구 중에서도 지명도가 상당히 높은 곳으로 3대 하치만구 중 하나로 불리기도 한다.



 츠루가오카 하치만구에서 카마쿠라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길.. 코마치도오리를 다시 걷는것이 지루하다면 와카미야 오오지(若宮大路)를 통해서 돌아가자. 이곳에도 오른쪽에 가게들이 있으니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고 도로 가운데 단카즈라(段葛)라고 하는 도로보다 한 단 높은 곳 길로 걸을 수도 있다. 단카즈라의 양쪽에는 벚꽃나무가 줄지어서있어서 벚꽃 시즌(3월하순~4월중순)에는 관람객으로 북적인다. 단카즈라가 츠루가오카 하치만구의 정식 참도(参道)이므로 단카즈라를 통해 츠루오카 하치만구로 갔다가 코마치도오리를 통해 역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맞는것일지도 모르겠다.



3. 호코쿠지


카마쿠라역을 떠나기 전에 좀 더 이곳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호코쿠지(報国寺)를 추천한다. 카마쿠라역에서 버스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다. 린자이종(臨済宗) 불교에 속하는 이 절은 대나무절(竹寺)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전철이 다니지 않는데다가 걸어가면 반 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고 주변에 달리 볼 것이 있는 장소도 아니라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곳은 아니다. 덕분에 조용히 구경을 할 수 있는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 아닌만큼 좀 더 클로즈업 해보겠다.



절의 가치는 건물의 외관으로 메길 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관광객의 시선에서 보자면 호코쿠지의 본당은 그리 구경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절의 진가는 본당뒤에 있는 정원에 있다.





대나무절이라는 별명은 이곳의 정원에 2,000그루 이상의 대나무가 있기 때문에 생긴것이다. 대나무 사이를 걸으면 잠시나마 바깥일은 다 잊어버리고 마음속이 고요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대나무뿐 아니라 여러가지가 어우러진 정말 멋진 정원을 감상 할 수있다.



정원의 마지막은 카레산스이(枯山水)로 피날레. 카레산스이란 물없이 모레와 돌만으로 산수풍경을 표현하는 정원의 양식이다. 정원의 입장료는 200엔인데 입장료의 몇 배의 가치가 있는 곳이니 주저말고 입장권을 구매할 것.



입장권 구매시에 500엔을 추가해서 맛차(抹茶=말차) 세트권을 구매하면 대나무숲 안에는 분위기 갑인 작은 휴식공간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4. 제니아라이 벤자이텐





보통 제니아라이벤자이텐(銭洗弁財天)이라 부르는 이곳의 풀네임은 제니아라이벤자이텐 우가후쿠 신사(銭洗弁財天宇賀福神社)라고 한다. 이름 정말 길다. 언덕위의 동굴속에 있는 신사. 이곳에서 돈을 씻으면 몇 배로 불어난다는 전설이 있어서 재물복을 찾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에 가기위해서는 카마쿠라역 서쪽 출구에서 터널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한다. 버스도 다니지 않아서 쉽게 접근 할 수 없다. 길도 좁고 가팔라서 차로 가는것도 쉽지 않고 주차장을 찾다가 헤메기 십상이라 그냥 걷거나 택시를 타고 가기를 추천한다. 걸으면 약 25분, 택시를 타면 10분(800엔정도)정도 걸린다. 서너명이 같이 간다면 택시를 타는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보너스...다이교지



츠루가오카 하치만구를 등지고 단카즈라가 끝나는 곳을 좀 더 직진하다보면 왼편에 다이교지(大巧寺)라는 절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사실 전혀 관광객이 오는 절은 아니다. 순조로운 출산과 육아에 효엄이 있는 절이라 하여 조제가 임신중기일때 (우연히) 이곳을 방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빈이를 순산해서 건강하게 잘 키우고 있으니 조금은 이 절의 덕을 본 건가 싶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장소이다.

출산중 난산으로 사망한 여자귀신이 이승을 떠도는것을 한 스님이 성불시키고 여자귀신을 산녀령신(産女霊神)삼아 이곳에 산녀보탑(産女宝塔)을 세운것이 절의 창건 배경 스토리이다. 카마쿠라를 방문하는 분들 중 출산계획이 있는 분들은 한 번 가보는것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카마쿠라에 대해서.

 카마쿠라는 일본의 첫 무사정권인 카마쿠라 막부시대에 실질적인 일본의 수도였다. 막부정권의 정확한 성립시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논의가 있으나 카마쿠라 막부가 일본을 이끈 시기는 대략12세기 후반에서 14세기 초반까지이다. 일본의 가장 유명한 고도(古都)인 교토(京都)와 비교하면 규모나 문화재의 숫자면에서 조금 쳐지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상당히 가깝다는점과 바다와 산이 어울어진 자연환경, 다양한 유명 먹거리들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2013년에 2천3백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정체중이지만 그 후로 매년 2천만명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카마쿠라 막부가 무너진 뒤, 카마쿠라도 함께 쇠락하게되어 오랜시간을 농어촌으로 존재해온만큼 곳곳에 존재하는 사찰과 유적지를 제외하면 지금의 카마쿠라시는 일본의 수도였던 카마쿠라와 그다지 연속성을 가지지 못한다. 이부분은 교토와 도쿄가 대도시로써의 명맥을 계속해서 유지해온것과 다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