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이제 카마쿠라역을 떠나서 다른 지역을 구경하자.


 

이 지역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에노덴(江ノ電 = 江ノ島電鉄의 줄임말)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도중 하차를 몇 번하면서 다시 카마쿠라로 돌아오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면 에노덴 1일승차권 (별칭 노리오리쿤のりおり君)을 활용하자. 요금은 600엔 (소인 300엔). 하루중 몇 번이고 승차가 가능하니 서너번만 승차해도 본전은 뽑는다.

 2량짜리 작은열차에 평균시속 20km로 골목사이를 꼬불꼬불 다니는가 하면 어느순간 탁 트인 바다 풍경까지 보여주는 매력만점 에노덴! 카마쿠라에서 에노시마(江ノ島)방향으로 갈 때는 전철 진행방향의 왼쪽 창문이 보이는 포지션을 확보하자. 멋진 바다를 감상하며 이동 할 수 있다.



1. 하세데라


  우선 카마쿠라에서 에노덴으로 3정거장 떨어진 하세(長谷)역으로 가자. 이곳에는 카마쿠라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마쿠라 대불이 있다. 그전에 하세역에서 가까운 하세데라(長谷寺)를 먼저 방문해보자. 역에서 5분만 걸으면 하세데라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창건이 736년으로 상당히 유서깊은 절이다. 이곳은 유료입장이다. 입장료는 300엔.







들어서면 멋진정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원 주변에는 상냥한 미소의 和み地蔵(나고미 지조우)가 반겨준다.

몇 번이나 방문한 장소이다 보니 요즘은 사진도 안찍고 감상만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하세데라의 사진은 모두 5년여전.. 결혼전 사진이다. 풋풋하구만..




이곳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으로 단장해 꽃의절(花の寺) 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수국(紫陽花)이 유명한데 수국시즌인 6월경에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다. 40여종 수 천 송이의 수국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건물이 관음당(観音堂). 관음당에는 이 절의 본존불인 십일면 관음상(十一面観音菩薩)이 안치되어 있다.



이것이 본존불. 높이 무려 9.18미터로 경내의 분위기와 어울어져 상당한 위압감을 내뿜는다. 크기가 상당히 커서 이 불상을 카마쿠라 대불로 착각하는 사람이 드물게 있는데 뒤에 소개하겠지만 카마쿠라 대불은 이것보다 훨씬 크다. 이 건물은 하세데라 박물관으로 연결되는데 박물관은 추가요금을 내야한다. 아직 들어가본적은 없다.





사가미완(相模湾), 유이가하마(由比ヶ浜) 의 경치도 감상 할 수 있다. 그외에도 벤자이텐(弁才天)이 봉납된 동굴, 칠복신 다이코쿠텐(大黒天)을 모시는 다이코쿠도(大黒堂), 잇사이쿄(一切経)라는 경전이 들어있는 회전식 서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주소는 神奈川県鎌倉市長谷3-11-2

3월~9월은 8시부터 17시까지 입장가능. 10월에서 2월까지는 8시부터 16시30분까지 입장가능.




2. 카마쿠라 대불


사진출처: 구글이미지검색

하세역을 등지고 왼쪽으로 5분정도 걸어가면 유명한 카마쿠라 대불(鎌倉大仏)이 나온다. 카마쿠라 대불은 코우토쿠인(高徳院)이라는 안에 있는 대형불상인데 많은 사람들이 대불은 알면서 절의 이름은 모르고 있다. (일본사람들도…) 



 이곳도 유료입장으로 대불은 밖에서는 안보인다. 카마쿠라 대불은 카마쿠라의 심볼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코우토쿠인과 대불이 정확히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이다. 대불은 원래 목조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어떤 경위로 청동제가 되었는지에 관해서도 여러가지 설이 분분하다. 경위야 어쨋든 엄청난 불상임은 틀림없다. 



 앉은 키가 11미터를 훌쩍 넘고 부처님이 앉아있는 구조물을 함치면 13미터가 넘는다. 중량은 무려 121톤. 이렇게 거대한 청동상을 어딘가에서 옮겨 왔을리는 없고 이곳에서 제작한 것인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불상에 가로줄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거푸집을 만들어서 조금씩 만들어 올린 흔적이다.

 이 불상의 또 하나의 특징은 무려 불상안에 입장가능 하다는것! 입장료는 20엔이니까 뭐 무료나 다름없다. 막상 들어가면 어둡고 별거 없긴 한데 국보인 불상내부를 들여다본다는 자체가 진귀한 경험 아닐까.




 여담이지만 하세역에서 카마쿠라 대불 사이에는 먹거리가 많이 있는데 특히 인기있는것은 마루야키 타코센베이(丸焼きたこせんべい). 신선한 낙지에 밀가루 옷을 입혀서 뜨거운 틀에 넣고 레버를 돌려서 편평하게 눌러버리는데 치이찌이이~~익!하면서 낙지가 눌리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줄을 서서 사먹어야되지만 이곳의 명물이니까 한 번 먹어볼것을 권한다.


 하세역은 이쯤 보고 다시 에노덴을 타고 이동하자. 4정거장 에노시마 방면으로 움직이면 카마쿠라 고교 앞 역이 나온다.



3. 카마쿠라고교앞


사진출처: http://konin-todoke.com/todoke/?p=15187


카마쿠라 고교 앞 역(鎌倉高校前駅)은 건널목과 바다가 보이는 경치가 좋은 역이지만 막상 근처에 이렇다 할 구경거리는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이곳은 예전에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슬램덩크의 애니메이션 버전 오프닝화면에 등장하는 장소이다. 



건널목을 끼고 강백호(桜木花道)가 채소연(赤木 晴子)을 향해 손을 흔들던 그 씬이 바로 이곳. 한국과 대만의 많은 슬램덩크 팬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며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또한 작품속의 능남고교(陵南高校)의 실제 모델이 된 곳이 바로 이곳 카마쿠라고등학교다. 참고로 슬램덩크의 해남대부속고(海南大付属高校) 역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쇼난공과대학 부속고등학교 (湘南工科大学 附属高校)를 모델로 하고 있다.

 카마쿠라는 상남2인조, 슬램덩크 외에도 수많은 만화, 애니의 배경으로 차용된 이력이 있는 매력적인 장소인것이다.



 에노덴에서 바다가 보이는 이곳의 철도옆 바다에 더욱 가까운 곳에는 자동차 도로가 있다. 날씨 좋은날 이곳을 자동차로 달리면 아주 기분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그러나 날씨좋은 토요일이나 연휴기간 대낮에 이곳을 자동차로 진입하면 자칫 엄청난 교통정체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전철은 진행방향에서 좌우의 풍경을 감상하는 반면 자동차는 정면도 감상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의 왼쪽 전방에 보이는 섬이 바로 에노시마! 날씨가 좋을때 에노시마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신기루 처럼 후지산(富士山)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정말 장관이다. 이 사진을 찍을때도 은은하게 후지산이 보였는데 아이폰 카메라는 캐치를 못한듯하다.


에노덴의 경우 카마쿠라고교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에노시마가 있는 에노시마역에 도착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