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운동이랑 좀 거리가 멀어요.
아이들도 일주일에 수영 한 번 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하는 운동이 없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주말엔 집에만 있지 말자 싶어서 웬만하면 많이 걸으려고 하는데, 이번 주말엔 가마쿠라에 있는 오히라야마라는 산에 하이킹 코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해발 159m. 숫자만 보고 "가볍게 다녀오면 되겠네"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착각이었습니다.
등산복도 없이 편한 신발만 신고 갔는데
등산복도, 등산화도 없어요. 자주 가는 것도 아니니 사자 사자 하면서도 결국 안 사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도 그냥 편한 옷에 운동화 신고 출발했어요.
입구 도착했을 때가 11시쯤이었는데, 배도 고프고 하이킹 시작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근처 소바집부터 들어갔습니다.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기본 소바가 1300엔이라길래 놀랐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메뉴판을 보고 살짝 놀랐어요. 기본인 十割蕎麦(주와리소바, 밀가루를 전혀 안 쓰고 메밀가루 100%로만 뽑은 소바)가 1300엔인데 양도 적더라고요.
근데 주인아저씨가 메밀 100%로 면을 뽑는 게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왜 이 집이 차가운 소바만 파는지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가격이 좀 이해가 됐습니다.
직접 간 가츠오부시도 맛보여주셨는데, 확실히 잡맛 없이 깔끔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에 담아뒀어요.
159m를 우습게 봤다가 벌어진 일
든든하게 먹고 드디어 출발했는데, 입구부터 심상치 않더라고요.
계단은 좁고 가팔랐고, 올라가는가 싶으면 다시 내려가고, 또 올라가고. 159m니까 그냥 쭉 올라가면 끝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사람이 관리하는 정비된 산길이 아니라 정말 날것 그대로의 산길이라, 작은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표지판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길이 맞나" 싶어지는 순간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타카오산이 갑자기 생각났던 이유
걷다 보니 예전에 갔던 타카오산(599m) 생각이 났어요. 거긴 오히려 구두나 치마 차림으로 오는 사람도 꽤 있었거든요.
높이만으로 난이도를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습니다. 159m라고 절대 만만한 게 아니더라고요.
다음엔 등산화부터 하나 장만해야겠다 싶었어요.
정상, 그리고 하산하자마자 내린 비
다행히 아이들이 잘 따라와줘서 무사히 정상까지 올랐고, 내려오는 길도 긴가민가하긴 했지만 잘 하산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하산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산에 있을 때 안 온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정상 표지판을 봤을 때 반응이랑, 내려오면서 아이가 했던 말은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혹시 오히라야마 가실 계획 있으시면, 준비 단단히 하고 가시길 추천드려요.
비슷하게 "낮은 산인 줄 알고 갔다가 고생한" 경험 있으신 분 있으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그날 하이킹, 영상으로 보기
소바집 사장님과의 대화, 갈림길에서 진짜 불안했던 순간들, 정상 표지판 앞에서의 반응까지 영상에 다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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