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저녁이었어요.
다음 날부터 다시 출근에 등교라, 주중 반찬거리는 미리 채워둬야겠다 싶어서 동네 마트에 혼자 들렀거든요.
근데 채소 코너 앞에서 손이 멈췄어요.
'어? 양상추가 원래 이 가격이었나…?'
기분 탓인가 싶어서 집에 와서 아이들 재우고 뉴스 앱을 열어봤어요.
그랬더니 기분 탓이 아니었더라고요.
오늘(9월 24일) 일본농업신문에 딱 이 얘기가 올라와 있었어요.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연휴 끝나자마자 채소값이 '일제히' 올랐다고요?
일본은 이번 주가 추분의 날(9월 23일)까지 이어지는 가을 연휴였잖아요.
그 여파로 도매시장이 사흘 동안 쉬었다가 23일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일본농업신문이 각 지역 대형 도매업체 7곳 데이터를 모아 내는 '닛노 평균가격'이 이날 거의 전 품목에서 올랐다고 해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돼 있었어요.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지 출하 자체가 줄었고, 연휴 뒤인데도 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는 거예요.
특히 잎채소, 그중에서도 양상추 상승폭이 눈에 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마트에서 멈칫했던 게 딱 그 품목이라, 혼자 좀 웃었어요.
숫자로 보면 얼마나 비싼 건데?
감으로만 말하면 좀 그러니까, 농림수산성 자료를 찾아봤어요.
농림수산성은 매주 '이번 주 알뜰 채소(今週のお手頃野菜)'라는 페이지를 올리는데, 최근 갱신일이 9월 18일이었어요.
도쿄도 중앙도매시장 기준 9월 17일 가격을 평년(최근 5년 같은 시기 평균)과 비교한 표인데요.
비싼 쪽부터 보면 이랬어요.
1. 오이: 평년 대비 137%
2. 양상추: 평년 대비 133%
3. 토란(사토이모): 평년 대비 133%
반대로 싼 쪽은 당근 78%, 무 80%, 양파 81%였고요.
당근은 9월 1일부터 17일까지 kg당 126~133엔 선에서 거의 안 움직였는데, 최근 5년 평균이 대략 160~170엔이라 확실히 싼 편이래요.
그러니까 요약하면 "잎채소·오이는 비싸고, 뿌리채소는 싸다"예요.
아 그리고 이건 23일 가격 급등 전 데이터라서, 지금은 양상추 쪽이 더 올랐을 가능성도 있어 보여요.
여름 양배추 대란이 끝나나 했더니, 이번엔 비 때문이라니
사실 지난달에도 비슷한 뉴스를 봤었어요.
8월에는 농림수산성 소매가격 조사에서 양배추가 kg당 207엔, 평년보다 28% 비쌌다는 기사가 있었거든요.
그땐 장마 뒤 폭염 때문에 생육이 나빠진 게 원인이었어요.
9월 들어 밤 기온이 내려가면 좀 안정될 거라는 전망이 많아서 저도 살짝 기대했는데요.
이번엔 반대로 긴 비가 문제가 됐어요.
9월 18일 일본농업신문 기사에 따르면, 오사카의 한 청과 도매업체 얘기로는 학교 급식에 쓰일 예정이던 청경채가 급감해서 양배추나 냉동 고마쓰나로 대신하는 일까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이 대목에서 괜히 아들 딸 급식 식단표를 다시 꺼내봤어요.
초4 아들은 급식 메뉴를 거의 외우고 다니는 편이라, 메뉴가 바뀌면 집에 와서 꼭 얘기하거든요.
'요코하마도 갑자기 메뉴가 바뀌려나?' 싶었는데, 아직 학교에서 따로 공지는 없었어요.
근데 주말엔 태풍 소식까지… 이거 더 오르는 거 아니에요?
여기에 하나가 더 얹혔어요.
9월 23일 밤 9시, 필리핀 동쪽 바다에서 태풍 26호 '스리게(Surigae)'가 발생했거든요.
발생 당시엔 중심기압 1004hPa, 최대풍속 18m/s로 아직 약한 편이었어요.
근데 오늘(24일) 아침 출근 준비하면서 웨더뉴스를 다시 열어보니 벌써 조금 커져 있더라고요.
24일 새벽 3시 기준으로 중심기압 1002hPa, 최대풍속 20m/s, 순간최대풍속 30m/s.
시속 25km로 서북서 방향으로 움직이는 중이래요.
'하룻밤 사이에 이만큼…?' 싶어서 커피 마시다 말고 화면을 한참 봤어요.
태풍 26호, 앞으로 어디로 간대요?
제가 확인한 예보(웨더뉴스·일본기상협회 tenki.jp)를 정리하면 이래요.
1. 25일(금)쯤까지 필리핀 동쪽 바다를 서쪽으로 진행
2. 주말 동안 세력을 키우면서 방향을 북쪽으로 틀기 시작
3. 28일(월)쯤 폭풍역을 동반한 '강한' 태풍이 되어 오키나와 남쪽에 도달, 오키나와 본섬에 상당히 가까워질 가능성
문제는 그 다음이에요.
세계 각국 기상기관의 시뮬레이션을 겹쳐 보면, 오키나와 남쪽까지 오는 건 대체로 일치하는데 그 뒤로는 "계속 서쪽으로 가는 경로"와 "북동쪽으로 꺾는 경로"로 크게 갈린대요.
북동쪽으로 꺾으면 혼슈 쪽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는 얘기라, 요코하마 사는 입장에선 이 부분이 제일 신경 쓰여요.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고 날이 지날수록 오차가 줄어든다고 하니, 주말까지는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올해 태풍, 유난히 많다 싶었는데 진짜였어요
기사를 읽다가 숫자에 좀 놀랐어요.
태풍 26호는 16일 발생한 25호 이후 약 1주일 만이고, 이번 달에만 세 번째 태풍이에요.
'26호' 발생 시점으로는 통계 역사상 6번째로 빠른 페이스래요.
더 놀라운 건 8월이었어요.
8월 한 달에만 태풍이 10개 발생했는데, 한 달에 10개가 나온 건 1966년 8월 이후 60년 만이래요.
8월 말까지 누적 발생 수도 평년보다 10개 정도 많고요.
게다가 올해는 1월부터 9월까지 매달 태풍이 발생했는데, 1951년 통계 시작 이후 이런 해는 1965년, 2015년, 그리고 올해 2026년까지 딱 세 번뿐이라고 해요.
웨더뉴스 설명으로는 9월은 8월보다 발생 수(평년 5.0개)는 조금 적지만, 오키나와·아마미를 뺀 본토 접근 수는 오히려 9월이 더 많대요.
가을 태풍은 이동 속도도 빨라서 피해가 큰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아 그리고 '스리게'라는 이름은 태풍위원회에 북한이 제안한 이름으로, 솔개 같은 맹금류를 뜻하는 말에서 왔대요. 이건 그냥 곁가지 상식이에요.
요코하마 날씨와 채소값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태풍이 직접 오기 전에도 간토 날씨는 이미 흐름이 바뀌고 있어요.
tenki.jp 예보로는 간토~도카이는 24일(오늘)이 날이 개어 빨래하기 좋은 날이고, 26일쯤부터는 다시 가을장마 같은 비가 이어질 전망이래요.
26일엔 긴키~간토가 꽤 서늘해진다고 하니, 아이들 긴팔 옷도 슬슬 꺼내둬야겠어요.
그래서 오늘 아침엔 출근 전에 세탁기부터 돌렸어요.
주말에 비가 계속되면 빨래가 쌓이는 게 워킹맘한텐 은근 큰 스트레스거든요.
채소값 쪽으로 보면, 지금 시세가 오른 이유 자체가 '긴 비로 출하가 줄어서'잖아요.
26일부터 다시 비가 이어지고, 다음 주 초 태풍이 오키나와 근처까지 오면 산지 출하가 또 밀릴 수 있어서 잎채소 가격이 바로 내려가긴 어렵겠다 싶었어요.
(물론 이건 뉴스를 보고 든 제 개인적인 추측이에요.)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그래서 우리 집 장바구니는 이렇게 바꿔보기로 했어요
퇴근하고 장 볼 시간이 30분도 안 될 때가 많아서, 매번 가격 비교할 여유는 없어요.
그래서 이번 주는 그냥 원칙을 몇 개 정해봤어요.
1. 싼 뿌리채소 위주로 메뉴 짜기 — 당근·무·양파가 평년의 80% 안팎이니, 카레나 무조림, 된장국 쪽으로요. 딸이 카레를 제일 좋아해서 이건 오히려 반응이 좋을 것 같아요.
2. 양상추 대신 양배추 채 썰기 — 양배추도 8월보단 안정됐다는 전망이 있어서, 샐러드는 당분간 양배추로 버텨보려고요.
3. 냉동 채소 한 봉지는 비상용으로 — 급식에서도 냉동 고마쓰나로 대체했다니, 집에서도 못 할 이유가 없잖아요.
4. 목요일쯤 농림수산성 페이지 한 번 확인 — 매주 갱신되니까, 주말 장보기 전에 뭐가 싼지만 보고 가려고요.
아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오이가 137%라는 게 좀 아쉽긴 해요.
아들이 오이무침을 좋아하거든요.
이번 주는 한 개만 사서 아껴 먹는 걸로… 타협했어요.
여러분 동네 채소 코너는 어떤가요?
정리하면, 가을 연휴 뒤 도매시장이 다시 열린 9월 23일부터 채소값이 전반적으로 올랐고, 특히 양상추·오이 같은 잎채소·과채류가 비싸요.
반면 당근·무·양파는 평년보다 20% 가까이 싸서, 당분간은 뿌리채소가 장바구니의 효자가 될 것 같아요.
주말 태풍 26호 진로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으니, 저도 계속 지켜보려고요.
일본 사시는 분들, 요즘 동네 마트에서 "이건 너무 올랐다" 싶은 채소 있으셨나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요즘 한국 채소값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시면, 다음 장보기 때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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