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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숙제 봐주다가 문득 달력을 봤다.

9월 11일, 내일이다.

내가 사는 요코하마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드디어 개봉하는 날이다.

한국에서는 벌써 한 달 넘게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정작 나는 일본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이들 재운 뒤 검색창에 '오디세이 흥행'을 쳐본 김에, 오늘은 이 영화 얘기를 좀 자세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천만 영화가 됐다는데

'오디세이'는 지난 8월 5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그리고 개봉 33일 만인 9월 6일,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시리즈물이 아닌 단편 외화로는 역대 최단 기록으로 천만을 돌파한 사례라고 한다.

"33일이면 한 달 조금 넘는 건데 그새 천만이라니" 싶어서 다시 한번 숫자를 확인해봤을 정도다.

놀란 감독한테는 '인터스텔라'에 이어 두 번째 천만 관객 영화이기도 하다.

2026년 국내에서 천만을 넘긴 영화로는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하니, 올해 흥행작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적인 셈이다.

 

한 달 넘게 1위 자리를 안 내줬다는 게 진짜인가 싶었다

더 놀란 건 순위 유지 기간이었다.

9월 5일 기준으로 박스오피스 1위(외화 기준)를 32일 연속으로 지켰고, 9월 6일 기준으로는 예매율 1위를 35일 연속으로 유지했다고 한다.

둘 다 2026년 신기록이라고 나온다.

보통 대작도 개봉 2~3주 차쯤 되면 다른 신작에 순위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었는데, 한 달 넘게 독주했다는 건 흔치 않은 기록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궁금해서라도 검색해볼 만하지 않나 싶다.

극장 스크린과 좌석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어떤 이야기이고 누가 나오나

이 영화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아내 페넬로페에게 돌아가기 위해 긴 귀향길에 오르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그린다고 한다.

오디세우스 역은 맷 데이먼이, 페넬로페 역은 앤 해서웨이가 맡았다.

여기에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루피타 뇽오,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까지 함께 출연한다고 하니 캐스팅만 봐도 화려하다.

제작비는 약 2억 5천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놀란 감독 필모그래피에서도 손꼽히게 큰 규모라고 한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만으로 전편을 촬영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러닝타임은 172분, 거의 세 시간에 가까운 대작이다.

 

전 세계 기록까지 새로 썼다는 걸 알고 좀 놀랐다

한국 흥행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전 세계 성적을 찾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개봉 54일 차였던 9월 6일, 전 세계 누적 흥행이 16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북미를 제외한 해외 흥행만으로도 9월 3일(개봉 51일 차)에 1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건 역대 영화 통틀어 16번째 기록이자 R등급 영화로는 최초라고 한다.

이 성적은 놀란 감독의 기존 최고 흥행작이었던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오펜하이머', '테넷', '덩케르크', '인터스텔라'까지, 놀란 감독의 대표작들을 전부 뛰어넘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정도면 필모그래피 자체가 다시 쓰인 셈이네" 싶었다.

애 키우면서 극장 갈 시간도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이름은 다 들어본 감독인데, 그런 필모그래피를 갈아치웠다니 궁금증이 더 커졌다.

'인터스텔라'는 예전에 극장에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데, 그때보다 더 큰 스케일이라고 하니 이번엔 꼭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졌다.

 

일본에서는 내일부터, 이미 아이맥스 선행상영은 시작됐다

검색하다 보니 재밌는 걸 알게 됐다.

일본 정식 개봉은 9월 11일 금요일인데, 아이맥스 선행상영은 9월 4일부터 이미 시작해서 오늘(9월 10일)까지 진행 중이라는 거였다.

"아, 그래서 이번 주 내내 SNS에 아이맥스 후기가 많이 보였구나" 하고 뒤늦게 이해했다.

일본어로는 'オデュッセイア'로 표기되는데, 이 이름으로 검색해도 관련 기사가 꽤 나온다.

혼자 극장에 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개봉 첫 주말에는 못 가더라도 좀 지나서라도 아이맥스관에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랑 같이 보기엔 전쟁과 신화적 존재가 나오는 서사물이라 무거운 편이라, 이번에는 온전히 '내 시간'으로 챙겨볼 계획이다.

 

근데 서점가까지 들썩였다는 게 더 흥미로웠다

영화 얘기만 하려고 검색을 시작했는데, 뜻밖에 책 얘기까지 딸려 나왔다.

지난 8월, 제목에 '오디세이'나 '오디세이아', '오뒷세이아'가 들어간 도서 판매량이 전달 대비 940.9%,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2984.8% 늘었다고 한다.

작년 8월과 비교하면 약 31배 수준이라니, 숫자를 보고도 잘 안 믿겼다.

그리스 신화 관련 도서 판매량도 전달 대비 84.3%, 전년 동월 대비 33.5% 늘었다고 한다.

영화 공식 대본을 담은 '오디세이 각본집'은 예술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기사도 있었다.

 

아이들 신화책만 보다가 어른용 원전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이야기

더 눈에 띈 부분은 판매 구성의 변화였다.

예전 같으면 그리스·로마 신화 판매 상위권은 아동용 도서가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고전 원전 번역본과 입문서, 영화 각본집이 상위권에 대거 들어왔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직접 읽어보려는 성인 독자가 늘었다는 게 요지였다.

우리 집도 아들딸 책장에는 그림책으로 된 그리스 신화가 몇 권 꽂혀 있는데, 정작 나는 원전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애들 책만 보여줬지 나는 안 읽어봤네" 싶어서 조금 머쓱했다.

전자책으로 찾아보니 원전 번역본이 바로 다운로드 가능하길래, 일단 장바구니에는 담아뒀다.

책상 위에 쌓인 책들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평가는 어떨까, 관람 전에 참고할 점

공개 초반 IMDB 평점은 8점대로 시작했다고 한다.

캐스팅이나 고대 그리스 고증에 대한 소소한 지적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와 아이맥스 촬영이 만들어내는 스케일에는 호평이 많았다는 반응이다.

관람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정리해봤다.

1. 러닝타임이 172분으로 길어서 관람 시간대를 여유 있게 잡는 게 좋다.

2. 전쟁·신화적 존재가 등장하는 서사 판타지물이라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엔 다소 무거운 편이다.

3. 아이맥스 상영관은 선행상영 기간부터 좌석이 빨리 차는 분위기라, 정식 개봉 후에도 사전 예매가 안전할 듯하다.

 

오늘 정리하면서 든 생각

영화 하나가 이렇게까지 책 시장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단순히 잘 만든 대작이라서가 아니라, 원작 자체를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내일 일본 개봉을 시작으로 나도 조만간 극장에 다녀올 생각이고, 그전에 원전이라도 조금 읽어두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이미 N차 관람 열기가 서점가까지 번졌다는 기사도 봤는데, 한 번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찾는 관객이 많다는 뜻인 것 같다.

172분짜리 영화를 몇 번씩 다시 본다는 게 워킹맘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여유이긴 하지만, 그만큼 볼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이 보이는 영화라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전편을 필름으로, 그것도 아이맥스 카메라로만 찍었다고 하니 화면 하나하나의 밀도가 다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요즘 볼 것도 읽을 것도 너무 많아서 즐거운 고민이 늘었다.

 

이미 '오디세이'를 보신 분이 있다면, 아이맥스로 봐야 하는지 일반관으로도 충분한지 댓글로 살짝 알려주시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원전 '오디세이아'를 먼저 읽고 갈지, 영화부터 보고 책을 읽을지도 고민 중이라 의견 있으시면 남겨주셔도 좋겠다.

참고로 국내 흥행 수익은 8월 중순 기준 888억 원을 넘어섰다는 기사도 있었으니, 이 글을 다시 볼 즈음이면 숫자가 또 얼마나 늘어 있을지도 궁금하다.

일본 개봉 후기가 올라오면 그것도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극장 갈 시간을 언제로 잡을지, 그것부터 이번 주말 계획에 슬쩍 끼워 넣어봐야겠다.

아이맥스가 아니어도 일단 한 번은 보고 와야 다음 얘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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