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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방학 숙제 봐주다 말고 잠깐 짬 내서 한국 뉴스 앱을 열었습니다.

재택근무라 점심시간에도 노트북을 완전히 덮을 순 없지만, 그래도 짬짬이 이렇게 뉴스 훑어보는 게 낙이거든요.

근데 편의점 얼음컵 매출이 작년보다 54% 넘게 뛰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본도 이번 여름 만만치 않게 덥긴 한데, 한국 상황을 보니 확실히 체감 온도가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한국 친구들 단톡방에서도 요즘 "더워 죽겠다"는 얘기가 하루에 몇 번씩 올라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요즘 한국 소비 트렌드를 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쇼핑백을 들고 웃고 있는 여성들의 이미지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얼음컵부터 팔토시까지, 폭염이 바꾼 장바구니

 

편의점 GS25 발표를 보면 지난 5월 얼음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5% 늘었고, 봉지얼음 매출도 42.8% 증가했다고 합니다.

즉석에서 바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저가 상품 위주로 소비가 몰리는 모습이라는데, 이건 요코하마 편의점이랑도 비슷한 것 같아요.

여기도 요즘 냉동 디저트 코너가 눈에 띄게 늘었거든요.

 

더 놀라운 건 패션소품 쪽 수치였습니다.

모자류 매출이 약 90% 늘었고, 선글라스나 팔토시 같은 자외선 차단 소품 매출은 약 50% 증가했다고 하더라고요.

다이소도 마찬가지로 올여름 냉감 소재 의류, 쿨매트, 휴대용 선풍기 같은 폭염 대비 상품들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7월 한 달에만 신상만 900종 넘게 쏟아졌다니, 계절 아이템 회전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빨라진 느낌이에요.

 

말복과 야구, 8월 밥상과 지갑 사정

 

8월 마케팅 캘린더를 봐도 이번 달은 확실히 '먹는 것'과 '보는 것' 중심으로 소비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말복 즈음에는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보양식 수요가 늘고, 콩국수나 빙수 같은 여름 한정 메뉴도 이맘때 매출이 몰린다고 해요.

제철 재료인 햇감자나 초당옥수수, 수박 소비도 8월에 집중되는 편이고요.

 

여기에 야구 시즌 특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구단 유니폼이나 콜라보 굿즈, 야구장 직관 먹거리 소비가 이 시기에 확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국 가지 못한 지 좀 됐는데도, 친구들 사진 보면 야구장 갈 때마다 새로 나온 유니폼 색깔이 바뀌어 있어서 신기하더라고요.

 

 

제철 과일과 채소가 진열된 시장 이미지

사진: Pexels (무료 라이선스)

 

올해 소비 키워드는 '필코노미', 감정이 곧 돈이 됩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팀이 매년 가을 발표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이번 2026년판에서 제시한 10대 키워드 중 하나가 '필코노미'입니다.

'필(Feel)'과 '이코노미(Economy)'를 합친 말인데, 기분이나 감정 자체가 소비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가격이나 스펙보다 "이걸 사면 기분이 좋아지나"가 먼저 판단 기준이 된다는 거죠.

 

저도 요즘 육아하면서 이 말이 확 와닿더라고요.

가성비 따져서 산 물건보다, 그냥 "예뻐서" 혹은 "귀찮은 하루 끝에 나한테 주는 선물"이라는 마음으로 산 물건에 더 애착이 가거든요.

재택근무하면서 노트북 덮고 나면 잠깐 숨 돌릴 시간에 주문한 디저트 하나가,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그 순간의 기분 때문에 산 거였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픽셀라이프, 트렌드를 빛의 속도로 갈아타는 사람들

 

같은 보고서에서 함께 언급된 키워드가 '픽셀라이프'입니다.

화면 속 작은 픽셀 단위처럼, 소비자들이 트렌드를 짧게 짧게 소비하고 빠르게 다음 트렌드로 옮겨간다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다이소 신상이 한 달에 900종씩 쏟아지는 것도, 결국 이 픽셀라이프 흐름이랑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뜨끔했습니다.

인스타 릴스 보다가 "어 이거 예쁘다" 싶어서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정작 결제는 안 하고 며칠 지나면 흥미가 식어버리는 경우가 저도 많거든요.

이게 저만의 습관인 줄 알았는데, 트렌드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여름 한 철 지나가는 얼음컵 소비부터 1년 단위로 바뀌는 소비 키워드까지, 결국 요즘 소비는 '얼마나 필요한가'보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요즘 뭘 살 때 기분이 먼저인가요, 아니면 여전히 실용성이 먼저인가요.

댓글로 요즘 지른 물건 중에 제일 만족스러웠던 거 하나씩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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