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우리부부의 첫 1박2일 여행이기도 했던 히로시마(広島) 여행.

우리부부가 처음으로 만나고 석달이 채 안되었을때였다.

조제가 신칸센을 타본적이 없다고 한 것이 히로시마 여행 기획의 발단이었다.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은 2013년5월. 벌써 4년전의 일이다.

기억도 흐릿하지만 더 흐릿해지기전에 기록해본다. 열심히 블로그 이사중인 틈을 타서...


아쉽게도 내가 찍은 사진 데이터는 다 행방불명이고 조제가 찍은 사진만 남아서 온통 내가 찍혀있는 사진 뿐이다.


이게 바로 신칸센 티켓. 요즘은 EX-IC카드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티켓없이 타고 있지만..

요코하마에서 히로시마는 신칸센으로도 4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거리다.


새하얀 N700계의 하카타(博多)행 노조미(のぞみ)호를 타고 간다. 깜빡 졸아버리면 후쿠오카행인것이다.

뭐, 그것도 괜찮은가. ㅎㅎ


다행히 문제없이 히로시마에서 잘 내렸다.

신칸센.. 막상 타보니 별거없죠?


히로시마에 도착하자마자 미야지마(宮島)로 향했다.

JR선을 타고 미야지마구치(宮島口)까지 간뒤에 페리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된다.

페리 운행하는 회사가 몇 군데 있는데 시간표 봐가면서 맞는걸로 타면된다.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를 페리로 10여분 가면 미야지마에 도착한다. 뭔가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과연 일본삼경(日本三景)의 하나로 꼽힐 정도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관광업계에서는 미야지마로 통하지만 정식명칭은 이쓰쿠시마(厳島)이다. 미야(宮=궁,신사)가 있는 섬(島=시마)이라고 하여 예로부터 미야지마라고도 불리어왔다고 한다.



일본에서 사슴으로 유명한곳은 나라현의 나라(奈良)시이다. 그러나 이곳 미야지마에도 수많은 사슴이 방류되어 있는것으로 유명하다.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내도 막 다가오는데, 사슴들은 멀리서 보면 귀엽지만 가까이로 오면 좀 무섭기도 하다.





미야지마는 유명 관광지이기 이전에 이곳주민들의 생활공간이다. 존중하고 매너있게 행동하자.

골목골목 누비며 아기자기한 동네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멀리보이는 오중탑(五重塔)을 목표로 걸어갑니다.





일전에 시모노세키(下関)에서는 맨홀뚜겅이 복어였는데, 이곳은 단풍이다. 미야지마를 포함하여 히로시마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스팟이 많은데 그때문에 모미지(もみじ=단풍)라는 이름이 붙는 만쥬라던가 은행이 히로시마에 있다.





드디어 오중탑에 도착! 오중탑은 건립한지 600년이상된 국가중요문화재이다. 일본의 건축양식과 당나라의 양식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다고 한다.




오중탑 옆에는 센쥬카쿠(千畳閣)라는 목조경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미야지마의 가장 유명한 이쓰쿠시마신사(嚴島神社)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일본의 국보인 이쓰쿠시마 신사 (嚴島神社)는 밀물이 밀려오면 신사 아래 지면이 물로 가득차서 다른 어떤곳에서도 보지 못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데이터를 잃은것이 한스럽다. 썰물로 물이 빠져나가면 지면에 작은 게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토리이(鳥居)도 기둥 아랫부분은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져나가면 다가가서 만질 수 있다.






아직 단풍이 없는 숲이지만 단풍이 들면 틀림없이 멋질 것이라는걸 알수있다.

언젠가 가을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





미야지마에도 수족관이 있다. 규모나 어종에 있어서 유명수족관과 비교하여 딸리긴 하지만 나름 지역고유의 콘텐츠가 있어서 볼만하다.




히로시마의 명물 먹거리라고 하면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広島風お好み焼き), 그리고 굴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코노미야기와는 달리 히로시마풍은 면이 들어가있다. 우리는 건물전체가 오코노미야키 가게로 가득한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버터로 구운 굴의 맛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이 사진역시 데이터가 행방불명이다..

밤에는 히로시마성을 구경하고 하루를 마무리.




다음날도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히로시마의 명승지 중의 하나인 슉케이엔(縮景園)이라는 일본정원을 방문했다. 축경원이라는 한자어 그대로, 여러 경승지의 경치를 집약한 곳이라고 한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찾아가 보고, 히로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원폭돔도 보며 나름 뜻깊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조제에게 신칸센 체험시켜주는것을 주목적으로 얻어걸린 목적지였던 히로시마였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꽉찬 1박2일의 일정이 너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을 간직한 도시, 히로시마. 언젠가 우리가족 셋이서 다시 방문할 날이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