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예전추억을 하나씩 끄집어 내며 투고해본다. 카와사키(川崎)는 외국인들에게 그리 인기있는 관광지는 아니다. 도쿄와 요코하마라는 일본 굴지의 관광명소 사이에 끼여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카와사키하면 딱히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카와사키에서 로컬선을 타고 가야하는 카와사키 다이시(川崎大師)를 알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극소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일본의 수도권을 깊게 둘러볼 의지와 시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카와사키 다이시를 꼭 소개하고 싶다.





우선 케이큐 카와사키(京急川崎)역에서 다이시센(大師線)을 타고 가다가 카와사키 다이시역에서 내리면 된다.

JR로는 갈 수 없다. 카와사키의 JR역과 케이큐역은 분리되어 있으니 주의하자.




하네다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케이큐전철(京急電鉄). 사실 카와사키다이시역은 19세기말에 지어져서 관동지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철역이다. 또한 케이큐전철의 최초의 역으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가 있다.




역을 나서면 건너면에 카와사키다이시의 오모테산도(表参道)로 안내하는 厄除門이 보인다. 문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카와사키 다이시는 액땜에 효엄이 있기로도 유명하다. 문으로 들어가 상점가를 지나가자.





카와사키다이시의 담을 돌아가야한다. 규모를 짐작 할 수 있게하는 길고 긴 담장이다.




직진하다가 길끝이 닿으면 입구를 안내하는 문이 또 나온다.




이곳으로 접어들면 일본특유의 사찰앞 상점가 분위기가 팍팍난다.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의 상점가는 너도나도 다루마(だるま=달마)인형을 팔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달마그림이 액을 막아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카와사키 다이시도 그러한 방면에서 유명한 절인지라 주변의 상점가도 액땜에 특화하여 달마를 팔게 된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상점가 끝까지 걸어가면 장엄한 카와사키다이시의 정문이 나온다. 사실 카와사키다이시의 정식이름은 헤이켄지(平間寺)인데 카와사키 다이시로 더 잘 알려져있다. 진언종지산파(真言宗智山派)의 대본산으로, 하츠모-데(初詣) 방문객이 전국 세손가락에 들어가는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절이다. 하츠모-데란, 일본사람들이 연초에 신사나 절을 방문하여 소원을 비는 행위를 말한다. 카와사키 다이시는 약 900년전에 지어진 유서깊은 사찰이지만 정문역할을 하고 있는 大山門은 1970년대에 창건 850주년을 기념하여 지어진 것이다.





절의 입구에는 빠질수 업는 사천왕상.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에 대본당(大本堂)이 보인다. 액땜으로 유명한 절이니만큼 교통, 건설 등에 종사하는 회사들은 이곳의 안전기원회에 많이 참석을 하는데 바로 이 대본당에서 행해진다. 참고로 우리회사도 매년 카와사키 다이시에서 안전기원을 하고 있다.




우선 손을 씻어서 몸을 정화하고 들어가자. 바가지(?)를 오른손에 들고 왼손을 씻고, 다음은 반대로 오른손을 씻는다. 그 다음 왼손에 물을 담아 그 물로 입을 행군다. 그리고 나서 바가지를 행구고 원래대로 뒤집어서 놓으면 끝. 제대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그냥 간단히 손만 행구고 들어가도 된다.

 



좋은기운을 받을수 있도록 향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절 구석구석 구경을 하자. 대본당을 포함하여 건물안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사진촬영이 제한되거나 사진을 찍을 분위기가 아닐때도 있다. 직접가서 보길 바라는 마음도 담아 건물내부 사진은 올리지 않겠다.





모양이 매우예쁜 중흥탑(中興塔). 매월 첫번째 일요일에 내부를 관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부동당(不動堂). 부동명왕(不動明王)이 봉안되어 있다. 명왕은 밀교 특유의 존칭어인데, 부동명왕은 강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차리명왕(軍荼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徳明王),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과 함께 5대명왕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어진다.




遍路大師의 짚신에 물을 얹어주면 다리와 허리통증에 효엄이 있다고 한다. 배경스토리는 잘 모르겠다.




일본의 여느동네처럼 이곳에도 한가로이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고양이들이 많이있다. 일본은 고양이들을 매우 친근하게 대하므로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하거나 도망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고양이들이 살기엔 매우 척박한 동네라는 생각이든다.




약사전(薬師殿). 이곳에도 부동명왕이 안치되어 있다. 교통안전에 특화된 불당인데 역사깊은 카와사키 다이시에 어째서 이런 인도풍의 건물이 있는 건지는 이해불가다.






물과 나무와 독특한 건물들이 어우러져 한국의 사찰과는 다른 일본사찰만의 멋이 느껴진다.




절 구경도 잘 했으니 좀 앉아서 쉬어야지. 카와사키 다이시의 명물은 칡으로 만든 떡인 쿠즈모치(久寿餅)이다. 입구에서 봐두었던 스미요시(住吉)라는 가게에서 맛을 보기로 했다.




칡떡에 콩고물과 달달한 물엿을 얹어먹는 음식인데 절 근처에 가게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곳에서 맛보자. 맛은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떡은 삼각형으로 자르는것 같았는데 이 가게는 앙증맞게도 토끼모양의 떡이 섞여있다.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1인분에 400엔에서 550엔정도 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으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길, 구경의 재미를 위해 올때와는 다른길로 역으로 걸어갔는데 카와사키 다이시 바로 근처에 있는 다이시공원(大師公園)이 눈에띄어 들어가보았다.




특이하게도 공원안에 중국정원이 있었다. 중국 쉔양시(瀋陽市)와의 자매도시가 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신슈엔(瀋秀園)이라는 중국정원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중국정원을 충실하게 재현해놓았다.






생각보다 규모도 상당했고 관리도 잘 되어있었다. 근처 주민들에게는 정말 좋은 산책로 일듯하다. 카와사키다이시를 들리는 김에 같이 들러도 좋은 곳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중국정원의 발견으로 더욱 기분좋게 다녀왔던 카와사키 다이시였다.


**방문시점은 2014년9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