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마하에 사는 우리부부에게 신오쿠보(新大久保)란 굉장히 멀고 먼 곳이다. 넉넉잡아 자동차로 1시간반, 전철을 타도 걷는 시간을 합치면 비슷하게 걸린다. 한 번 가면 많은 물건을 사오게 되므로 전철로 가긴 사실 좀 힘들다. 비교적 가까운 요코하마의 칸나이(関内)나 카와사키(川崎)에도 한국식품점은 있지만 물건의 종류나 가격경쟁력이 신오쿠보에 비할 바가 못된다. 어쩌다 신주쿠쪽에 볼일이 있거나 한국식재료가 너무 간절할 때에 신오쿠보를 들리곤 하는데, 그럴때 꼭 들리는 곳이 바로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와 장터 - 한국광장(韓国広場)이다.



장거리 운전에 멘붕상태가 된 빈이.



사실 돈키호테는 전국적인 체인이고 최근 가장 기세좋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종합 디스카운트스토어 인지라 집근처에도 몇군데 있다. 하지만 같은 돈키호테라도 점포마다 물건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신오쿠보 근처의 돈키호테 (돈키호테 신주쿠점)는 비교적 한국제품의 가격이 싸고 종류도 많다. 내가 자주 사먹는 시리얼이나 자일리톨 껌 같은 경우는 여타의 메가 돈키호테와 비교하여 좀 비싼편이었다.  돈키호테 신주쿠점은 24시간 영업이라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겐 정말 편리할 것 같다. 주차장은 30분당 400엔으로 좀 비싼편인데 주차장 사이즈도 크지 않아 주말엔 만차가 되는 경우가 많다. 1500엔 이상 구매하면 30분, 3000엔 이상 구매하면 1시간 무료이고, 6000천엔 이상 구매하면 2시간 무료이다. 그 이상은 아무리 많이 구매해도 무료주차는 안된다. 


일단 돈키호테에서 식품, 기념품, 각종 가정용품을 구매하면 최저가는 아닐수도 있지만 크게 바가지 쓸 일은 없으니 안심이다. 다른 종합슈퍼마켓 체인점들과 같이 돈키호테에도 PB상품이 있다. 이름은 정열가격(情熱価格)이다. 유명 대기업들과 콜라보한 상품이 주를 이룬다.




기저귀나 휴지같은 펄프제품도 그럭저럭 저렴하다.




술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신주쿠점의 특징인 한국식품의 다양함. 감자면, 컵 스파게티 등 비상위권 제품도 넓게 취급한다.




길이 헷갈리면 바닥에 있는 줄을 보고 찾아가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돈키호테에서 가장 추천하는 제품은 군고구마이다. 바로 구운 고구마를 100엔대의 가격에 먹을 수 있는데 크기, 가격, 맛 모든면에서 만족스럽다. 돈키호테 고무마에 익숙해져 있다가 다른가게에서 고구마를 사먹고 실망한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고구마가 구워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구매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선 고구마 기계쪽으로 가서 시간을 확인한뒤에 쇼핑을 하자. 계절별로 점포별로 고구마를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할 것.



돈키호테의 무료주차시간이 끝나기 전에 장터(또는 한국광장, 이하 장터로 통일)에서의 쇼핑도 빼먹을 수 없다. 돈키호테에서 큰길을 건너면 바로 있다.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장터에 들리기 전에 호식이두마리 치킨2호점에서 치킨을 시켜놓고 장터로 이동한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돈키호테에서 큰길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좀 걸어가면 나온다. 2호점이 돈키호테 근처에 생긴덕분에 매우 효율적인 동선을 짜는것이 가능해졌다. 



신오쿠보엔 이곳 말고도 치킨을 파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호식이가 가성비가 가장 좋게 느껴진다. 일전에 이 회사의 회장이 여직원 성추행사건을 일으키며 논란이 되었지만..모처럼 찾아온 신오쿠보이니 우선 우리에게 가장 득이 되는 선택을 해야지. ㅠㅠ   해외에서 치킨을 먹고싶은 맘은 해외생활을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1호점이나 2호점이나 저녁시간엔 항상 자리가 꽉 차있다. 각각 다른맛으로 2마리세트는 2,880엔이고, 한가지 맛으로 두마리 시키면 100엔 할인이다. 5,000엔이상 부터 신용카드 사용가능하고 그 이하는 현금지불이다.





돈키호테나 호시기에서 큰길건너편을 보면 장터가 보인다. 요코하마나 카와사키에 있는 한국식품점과 비교하면 저렴함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와 고기, 생선등 모두 갖추고 있는 생활밀착형 슈퍼이다. 신오쿠보 역에서 가까운 서울시장도 있지만 장터가 훨씬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오징어집, 양파링같은 인기과자 외에도 비교적 새로운 과자들도 갖추고 있다. 콩나물, 참외처럼 일본에서 좀처럼 사기 힘든 채소, 과일들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깐마늘이 저렴해서 매번 구매하고 있다. 레토르트 식품도 다양하고 떡볶이, 냉면재료에서 막걸리, 소주, 탄산음료 등 대부분의 인기 한국제품들은 다 있다. 라면도 돈키호테보다 다양하고 저렴하다. 다만 신라면만은 돈키호테 신주쿠점이 아주조금 저렴하다. (다른 돈키호테는 더 비싸다.)  김밥, 전, 족발같은 요리도 팔고 있으니 한국음식에 관한 어지간한 수요는 다 충족시켜준다.



신오쿠보를 다녀온날 저녁의 치맥은 정해진 수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