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아마도 나폴리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폴리에 대해서 가지는 이미지도 제각각일텐데 가장 유명한 것은 나폴리 피자일것이고, 세계 3대미항, 축구의신 마라도나가 전설을 만들었던곳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피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위험하고 더러운 낙후된 도시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더럽다고 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폴리는 뭔가 좀 정돈이 안되고 지저분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불쾌할 정도로 더럽다고 할 순없다고 생각한다.



 낙후된 도시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의 할 수 있다. 사실 이탈리아의 지역별 경제분배는 굉장히 불균형한 상태이다. 이탈리아 전체의 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는데 반해, 나폴리가 포함된 캄파니아주의 경우 인당 GDP가 한국을 밑돌고 있다. 비단 나폴리와 캄파니아주 뿐아니라 북부, 중부와 비교해 남부 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경제력이 취약하다. 나폴리 인근을 아우르는 도시 밀집 지구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 밀집지대이며 유럽에서도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이지만 번영하고 세련된 도시의 분위기는 전혀 풍기지 않는다. 나폴리에는 산업도 있고 관광지로써도 유명하지만 경제력이 약한 남부 이탈리아의 수 많은 빈민들이 몰려들어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것이다.



 다만 이곳이 여행지로써 위험한곳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폴리 중앙역을 나오면 바로 접할 수 있는 재래시장은 대부분 흑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흑인들은 위험할 수 있다는 편견과 낙후된 도시의 배경이 어우러져 위험한곳이라는 첫인상을 남겨버려지만 이상한 시간에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행동만 하지않으면 기본적으로는 문제없다. 특히 유명 관광지 부근은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밑도 끝도 없이 위험하다는 이미지때문에 나폴리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없길 바란다. (다만 장사꾼들중에는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도 가끔 있으니 괜한 시비에 말려들지 않게 조심하자. 또한 소매치기도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나폴리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어느 대도시에서든 해당되는 것이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나폴리 중앙역(Napoli Centrale), 또는 나폴리 가리발디(Napoli Garibaldi)라고도 불리는 역까지는 열차로 한 시간 좀 넘게 걸렸다.




 피사에서도 만났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이곳에도 동상이 있다. 중앙역의 광장에 해당하는 가리발디 광장(Piazza Garibaldi)은 물론 그의 이름에서 따온것. 



 나폴리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르테 카드 (Arte Card)를 입수하는 것. 나폴리와 캄파니아 주를 통합하여 사용 가능한 교통패스다. 나폴리 역 지하에 Arte Card 라고 적힌 곳에서 구매가능하다. 3일간 사용이 가능하며 당시에 27유로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32유로 인듯하다. 캄파니아주안에 있는 사철을 포함한 열차와 SITA버스가 이용가능하다. 게다가 유적지/박물관 2군데 무료입장에 3군데째부터는 50% 할인가격으로 이용가능하므로 이곳에 3일이상 머물면서 대중교통으로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카드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숙소에 우선 짐을 풀었다. 방자체는 눈에띄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바로 엘리베이터. 문을 수동으로 여닫아야 하고 제대로 닫지 않으면 작동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동전을 투입해야 움직인다니! 정말 신세계였다. 우선 첫날은 나폴리를 좀 둘러보고 기분과 상황을 봐가며 폼페이와 아말피를 각각 당일치기로 다녀리라는 심산으로 나폴리 구경에 나섰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방문한 장소는 카스텔 누오보 (Castel Nuovo). 새로운 성이라는 뜻이다. 원래 팔레르모(Palermo)에 있었던 나폴리왕국의 수도를 나폴리로 옮기면서 짓게된 성이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단단한 요새같은 중세풍의 성채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후에 스페인의 알폰소1세가 이곳의 왕이 되면서,  정면 3개의 탑 중 우측 2개의 탑 사이에 있는 입구부분에 알폰소1세의 나폴리 개선행진을 재현하는 조각과 미카엘 천사상을 추가하는 등의 개축이 있었다.



 입장권을 구매하려고 티켓 오피스로 향해던 그때, 구경을 마치고 나오던 백인커플이 자신들도 티켓을 구매하고 관람을 했는데 티켓을 아무도 검사안해서 깨끗한 상태이니까 또 써도 될 거같다면서 우리에게 티켓을 주고 갔다.

 또 이런 적선을 받다니..기쁘면서도 우리가 굉장히 불쌍한 몰골을 하고 있나 하고 씁쓸한 마음이.. 결과적으로 우리가 입장할때는 티켓검사가 있었고 공짜로 받은 티켓은 무사히 통과가 되었다. 돈 굳었다.



 원래 왕궁과 요새의 역할을 겸하던 이 성은 현재는 시립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기를 안은 어머니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조제는 어느덧 애 엄마가 되어서 매일 육아로 생고생중이다.



 이 성의 지하에 묻혀있던 유골들을 유리바닥을 통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현재 시의회로 사용된다고 하는 남작들의 방(Sala dei Baroni). 이 방의 팔각지붕은 카스텔 누오보의 명물중 하나다.



 성의 윗층에서는 산타루치아 항구와 베수비오산의 모습이 보인다. 고대 폼페이를 괴멸시킨 화산폭발을 일으킨 베수비오산은 여전히 활화산이다. 나폴리 인근 지역은 활화산을 끼고 있는 세계유수의 인구밀집지역이므로 대규모 화산피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일은 없었다. 나폴리 사람들은 나폴리의 수호성인인 성 야누아리오(Ianuarius)가 화산으로부터 나폴리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방문시점은 2016년 5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