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여기는 시에나 역사지구의 바깥쪽. 성벽이 있고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이 근처에서는 시에나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다. 만자의 탑이나 두오모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언덕 제일 위에 돔과 첨탑이 있는 곳이 두오모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산 도메니코 성당 (Basilica Cateriniana San Domenico)이 있다. 사이프러스 나무로 둘러쌓인 고딕양식의 큰 성당이다. 도미니코 수도회의 발상지인 이곳은 13세기에 건설되어 14세기에 고딕양식으로 보수 확장건설되었고 지진으로 파괴가 된 것을20세기 중반에 복원하였다.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인 성녀 카테리나의 유해의 일부가 안치되어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출처: http://www.palazzoravizza.it/itinerari/agricoltori-prodotti-tipici/)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평화로운 공존과 아비뇽 유수의 종식을 위해 힘썼던 카테리나는 시에나에서 태어나 33살에 로마에서 숨을 거두었는데 그녀의 시신을 두고 로마와 시에나 사이에 쟁탈전이 벌어지고 결국 그녀의 머리와 엄지손가락만이 시에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성당에서는 그녀의 삶을 그린 프레스코화, 카테리나의 예배당, 그녀의 머리를 운반한 상자와 그녀의 성궤가 있다. 시에나에는 카테리나의 생가도 있으므로 가보는것도 좋다.




이 성당 뒤편으로는 두오모가 더욱 가깝게 보인다. 이제 두오모로 발길을 옮겨보자.





드디어 시에나의 두오모에 도착. 캄포광장과 함께 시에나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시에나 두오모의 정식이름은 ' Cattedrale Metropolitana di Santa Maria Assunta '. 승천의 성모 마리아 성당정도로 해석될 것 같은데 Santa Maria Assunta 라는 명칭의 교회나 성당은 이곳 이외에도 종종 쓰이는 이름인듯 하다.

정면에서 바라본 시에나 두오모는 화려함 그 자체이다. 시에나의 두모오를 향한 피렌체의 질투가 피렌체 두모오 건설의 계기 중 하나였다는것이 납득이 간다. 성당 전면은 초록색, 핑크색, 흰색 대리석이 사용되었고 조각도 매우 화려하다. 대체로 심플한 중세고딕 풍의 분위기인 시에나에서 이 두오모는 굉장히 눈에 띄는 존재이다.




 시에나의 국력을 과시하기위해 12세기 말에 착공된 시에나 두오모는 13세기 중엽에 완공을 맞이한다. 시에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두오모를 더욱 확장할 계획을 세우는데 지금의 건물의 긴 변을 짧은 변으로 해서 90도 돌아간 형태로 증축하자는 것이었다. 부지확보를 위한 주변 가옥매입과 기초공사를 포함한 일부 공사가 진행 되었지만 유럽을 휩쓴 흑사병의 영향으로 공사는 중단되었고 결국 성당의 확장은 좌초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성당 한켠에서 확장공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확장공사가 계속 되었다면 이곳은 이탈리아 최대의 성당이 되었을것이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정말 입이 딱 벌어질정도로 화려하다.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같은 당대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결과물인 만큼 이 성당의 예술적 가치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기둥과 벽의 가로 스트라이프 무늬들이 화려함을 빈틈없이 메우고 있는 느낌.






사방이 이렇게 화려한 성당인만큼 바닥도 예사롭지 않다. 인타르시아라고 불리는 섬세한 돌상감들이 세겨진 대리석 바닥장식은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정교한 예술품 중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수 십명의 예술가들을 투입해서 완성했다고 한다.






성당에는 지하실(Cripta = Crypt)이 있다. 보통 이러한 성당의 지하실이 무덤으로 쓰이는 것과 달리 이곳은 통로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확장공사와 세레당 공사등을 거치며 이곳은 얼마 사용되지도 못하고 뭍혀버렸다. 수 백년의 세월을 파뭍혀있던 지하실이 발굴 된 것은 20년도 되지않았고 일반에 공개된 것은 2003년부터 이다. 벽면에 수많은 프레스코화들이 그려져있다.



두오모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Museo dell'Opera del Duomo)이다. 시에나에게 크게 사랑받는 화가 두치오 (Duccio di Buoninsegna)의 명작 마에스타(Maestà)가 이곳에 있다. 몬타페르티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여 제작된 작품인데 마에스타가 성당에 봉헌될때 시에나 시민들이 모두 나와 촛불로 작품이 가는 길을 밝혔다고 한다. 그만큼 시에나에서 사랑받는 그림이다.




피사노의 조각 컬렉션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 글라스 중 하나인 '동정녀의 죽음, 승천과 대관식'이 있다.




두오모만큼이나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피콜로미니 도서관 (Biblioteca Piccolomuni)도 놓치지말자.

삼미신의 조각, 성서, 악보등이 전시되어있다.




시에나 두오모를 방문한다면 전망대(Panorama)를 놓치지말자. 전망대는 한 번에 올라갈 수 있는 인원수에 제한이 있어서 앞에 올라간 사람들이 내려오길 기다려야한다. 좁은 계단과 통로를 통과해야한다.







전망대는 성당확장공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의 기둥과 벽을 활용해 만든것이다. 언덕너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캄포광장과 푸블리코 궁전도 보인다. 전망대가 있을거라곤 기대도 못 했는데 기분좋은 서프라이즈였다.

1박일정을 2박으로 늘릴만큼 우리맘에 쏙 든 시에나. 이제 우리는 로마로 가야한다.

로마로 가는 버스표는 낮에 버스티켓을 취급하는 점포에서 미리 예매해뒀다. 티켓에는 버스 타는곳이 Colonna San Marco라고 적혀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걸어갔다. 숙소에서 도보 20분이상 떨어진 외곽지역이었다.



웬일인지 예정시간이 되어도 버스가 오지않아 초조하여 그곳에 써있는 안내문을 구글번역기로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2016년4월30일부터 이 정류장은 패쇄한다는 안내문이 아닌가!! 왜 티켓판매하는 사람도, 티켓 인쇄문에도 그런 안내를 안해주는거야!! 예정된 로마행 버스를 이대로 놓치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지... 멘붕이 오던 때에 우리앞에 승용차 한 대가 섰다. 대학생 한 명이 거기서 내렸고 운전수는 그의 어머니. 상황을 보아하니 그 학생도 우리와 같은 로마행 버스를 타기위해 이곳으로 온 모양이다. 우리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학생도 멘붕! 결연한 표정의 학생의 어머니가 시계를 확인하더니 학생과 우리에게 차에 타라고 한다. 염치불구하고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탔다.

버스는 그람시광장, 시에나역을 지나 로마로 가는데 아주머니는 버스가 시에나역을 출발하는 시간을 확인하고 그전에 버스를 따라잡으려고 한 것이다. 아주머니는 시에나역까지 스즈키 자동차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운전했고 그곳에서 우리를 내려주었다. 짐을 내리고 있는데 로마행버스가 왔다. 정말 버스를 따라잡았구나. 우리는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급히 버스로 달려갔다. 충분히 감사를 표할 여유도 없이 버스에 타야했다.


 

학생과 아주머니 덕분에 무사히 예정된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아찔한 경험이었지만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는 해프닝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바티칸이다.


**방문시점은 2016년 5월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