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아말피 방문은 나폴리에 도착한 뒤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었다. 상세한 계획도 없었고 그곳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 줄도 모른채 그냥 해안 풍경이 멋지다는 것만 알고 길을 나섰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포지타노라는 곳도 모른채 그냥 아말피로 직행했을정도로 배경지식없이 갔다.)

 막상 교통편을 보니 생각보다 긴 여정이어서 살짝 당황했으나 그래도 바다가 보고 싶은 마음에 당일치기 아말피 왕복을 강행했다.


 우리처럼 나폴리에서 출발하는 경우, 보통은 소렌토까지 사철(CIRCUMVESUVIANA)로 이동한 뒤, 로컬 버스를 이용해서 아말피로 이동하게된다. 



소렌토에 도착하면 유명한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 (Torna a Surriento, 수리엔토는 소렌토의 나폴리식 표기)의 작사가인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Giambattista De Curtis) 의 흉상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 노래를 작곡한 것은 그의 동생인 에르네스토(Ernesto De Curtis)인데 어째서 작사가인 형의 흉상만 있는것인지 의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처럼 짧게 아말피를 다녀오는 경우는 한가롭게 이러한 의문에 매달려서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 아말피로드의 해안절경을 제대로 보기위해서는 버스의 오른쪽 자리를 쟁취해야하므로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서 줄을 서있도록하자.







 아말피로 가는 유일한 국도인 아말피로드는 아말피 마을 이상으로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1시간30분 정도달려야 한다.






 아말피 로드에서 보이는 해안의 절경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BBC등 유수의 미디어에서도 죽기전에 꼭 방문해야할 곳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조금은 과장섞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무솔리니 시절에 건설된 아말피 로드는 커브길에서 버스 2대가 마주보고 지나가기도 벅찬 좁은 길이지만 그나마 이 길이 생기기 전까지 아말피는 다른 도시들과의 교류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한다. 길이 좁은 만큼 사고나 교통정체등이 발생하면 도로에서 버리는 시간이 매우 길어 질 수 있으므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게 좋겠다. 







 드디어 아말피 마을 입구에 도착! 정말 예쁜 마을이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구나.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마을 입구에는 플라비오 지오이아광장(Piazza Flavio Gioia)이 있다. 동상의 주인공이 바로 플라비오 지오이아(Flavio Gioia)인데, 그는 전설적인 항해사이자 발명가로 종래의 나침반의 바늘형태를 바꾸고 유리커버를 씌워서 현대식 나침반을 완성시켰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출신이 어딘지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아말피 사람들은 아말피라고 믿고 있다.





 예수의 12제자중 하나이자 베드로의 동생인 성 안드레아 (또는 안드레)의 유해가 13세기 초(제4차 십자군 원정때)에 아말피 대성당으로 옮겨졌다. 그리하여 이곳 두오모의 명칭도 Cattedrale di Sant'Andrea. 이탈리아의 대도시들에 있는 거대한 두오모들을 보고나면 아말피 대성당에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이 성당도 9세기경에 지어졌으니 천년을 훌쩍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또한 여러번의 개보수를 거치며 로마네스크, 바로크, 이슬람, 고딕, 비잔틴 양식 등이 혼재하여 묘한 매력이 전해지는 성당이다. 건축에 100년이상의 세월이 걸린 종루는 전쟁때에는 감시탑의 역할을 겸했다. 종루 상부의 이슬람 양식이 눈에 띈다. 모스크같은 느낌이랄까.


 점심을 먹기위해 두모오 근처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레스토랑 이름은 Taverna degli Apostoli. 작은 갤러리같은 느낌도 준다.




 식전빵, 샐러드, 레몬향이 나는 파스타, 그리고 이날의 스페셜 메뉴였던 대구요리를 먹었다. 생선이 특히 (비싸고ㅠㅠ) 맛있었는데, 원래 생선요리를 즐겨먹지 않던 조제도 이날 요리를 계기로 생선요리와 친해졌을정도로 맛있었다. 가격이 싸진 않지만 점원들 서비스도 좋고 맛도 확실한 곳.








 두오모광장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기념품 가게들로 가득하다. 특히 레몬관련 상품을 파는 곳이 많은데 이 지역의 특산물인듯 하다. 마을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트레킹코스에는 레몬밭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리몬첼로 (limoncello)라는 이 지역의 특산 술인데 특히 유명하다. 달달해 보이지만 30도 정도로 알콜 도수가 높아서 얼음을 꼭 섞어서 먹어야한다. 레몬 비누와 레몬 방향제, 레몬사탕도 인기다.

 아말피의 수제 종이도 유명하다.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종이가 만들어 진곳이 이곳 아말피로, 13세기에 중동상인을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아말피 종이는 품질이 매우 좋아서 교황청 서신용으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아말피 해안에 있는 마을중에 기념품 가격은 아말피가 가장 저렴하다고 한다. 포지타노와 비교하면 10~20%정도 저렴하다고 하니 두 군데 모두 들리는 사람들은 아말피에서 쇼핑을 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아말피의 바다를 보며 발도 적시고 예쁜돌도 주우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물이 정말 맑구나.



 이곳에서도 1박을 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으나 제한된 시간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나폴리에서 1박을 하고 이탈리아 여행의 마무리를 위해 로마로 떠나야한다. 


** 방문시점은 2016년 5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