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어느덧 12일간의 이탈리아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이탈리아를 둘러보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일정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아 마지막에는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 가고자 많이 돌아다녔던것 같다.

 글의 순서는 우리가 돌아다닌 순서와는 무관하다. 사진의 저장 시간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생각나는대로 쓴것이다.






 이곳은 레푸블리카광장 (Piazza della Republica).

 이탈리아 통일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광장이다. 광장중앙에 있는 나이아디 분수(Fontana delle Naiadi)에는 청동으로 조각된 4인의 여신상이 있는데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고 한다.





 외형이 좀 투박해 보이는 이곳은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 (S.Maria degli Angeli e dei martiri)

 4세기에 만들어진 디오클레티아누스 목욕탕(Terme di Diocleziano)를 미켈란젤로가 성당으로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원래는 3000명이상이 동시에 목욕을 할 수 있었던 로마 최대의 목욕탕이었다고 한다. 천사들에게 봉헌된 성당이라 천사조각들이 많이 있다.




 입구 천정 돔은 웬지 판테온의 그것과 닮아있다. 판테온을 천사의 설계라고 극찬한 미켈란젤로인 만큼 미적감각이 통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일까.






 로마의 다른 많은 성당들 처럼 겉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이 화려한 내부를 구경 할 수 있다.





 성당바닥에는 두 개의 자오선이 그려져있는데 하나는 북극성의 궤적, 하나는 태양의 천정을 따라간다고 한다.



 반대편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데 매주 일요일 11시20분에 오르간을 연주한다고 하니 시간이 맞는사람은 감상하러 가는것도 좋겠다.



 다시 장소를 이동해서, 이곳은 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 성당 (Chiesa di San Carlo alle Quatro Fontane)

 바로크건축의 대표주자의 한명인 보로미니가 설계한 성당이다. 보로미니가 독립한 후 만든 최초의 작품이라고 한다. 파도처럼 넘실대는 파사드가 인상적인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비교적 차분한 느낌이다.






 성 카를로에 봉헌된 이 성당은 비스듬한 사거리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교차점의 각 코너에 네개의 분수가 있다고 하여 교차점 이름이 콰트로 폰타네(네개의 분수)이다. 성당의 이름이 이것으로 모두 설명이 된다. 







 워낙에 유적과 예술작품이 넘쳐나서 돌아다니다보면 정말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란 표현이 딱 맞다는 생각이든다.

 딱히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골목길 하나하나도 멋져보이는 것은 내가 관광객이라서 그런것이겠지?



 로마에서 먹은 음식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의외로 중국음식이었다. 가게이름이나 위치도 생각이 안나는데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문을 닫아서 하릴없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른곳이 의외로 맛도 있고 가격도 싸서 만족스럽게 느꼈던것 같다. 종업원 전원 아시아(아마도 중국계)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니 팁을 따로 주는 것 같지도 않아서 먹으면서 마음이 가볍기도 했다. 아무래도 우리네 생활권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팁을 줄 때는 항상 줄까 말까 고민도 되고 액수도 고민이 된다.




 다시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 바르베리니 광장 (Piazza Barberini) 

 광장 중앙에 베르니니의 트리톤분수가 포인트. 요상하게 생긴 물고기들이 지지하고 있는 조개위에서 트리톤이 힘차게 물을 뿜어내고 있다.



 Republica역 근처에 있는 이 성당은 산타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Chiesa Santa Maria della Vitoria)이다. 겉에서 볼 때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입구도 수수한 성당이지만 실내로 들어가면 반전이 있다.





 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내부와, 베르니니의 작품 성녀 테레사의 환희 Estasi di Santa Teresa라는 유명한 작품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스페인의 성녀 테레사가 꿈에서 천사가 쏜 금으로된 불화살을 맞고 희열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 댄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서 네 번째 추기경의 희생장소를 알려주는 것으로 등장. 조각의 금색배경이 창문에서 빛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예술 문외한인 나의 눈에도 정말 아름답게 보이는 조각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의 촬영장소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마의 명소 중 하나인 스페인 광장 (Piazza di Spagna).

 17세기부터 로마교황청의 스페인 대사관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는것이 광장이름의 유래이다. 광장에 있는 계단도 스페인계단이라고 부르는데 이 곳에서 오드리 햅번이 젤라토를 먹는 장면이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가 갔을때는 보수공사중이라 계단에 걸터 앉는것은 불가능 했다.

 이름은 스페인광장이지만 사실 이곳의 조성에는 프랑스가 크게 기여한바 있다. 스페인 계단위에는 삼위일체성당 (Trinita dei Monti)이 있는데 이 성당은 프랑스왕 루이12세의 명으로 16세기에 지어진 것이다. 성당아래 수풀이 연인들의 밀회장소가 된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프랑스 신부들이 교황청에 요청하여 프랑스 대사관의 자금으로 돌계단을 쌓게한것이 바로 스페인 계단이다. 원래는 계단이름도 삼위일체 계단이었으나 언제부턴가 스페인 계단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걸터앉아서 분수를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계단이 생기자 수많은 예술가들과 일반인들이 모여들며 지금의 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스페인광장은 로마 최대의 쇼핑가인 콘도티 거리(Via dei Condotti)에 인접해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트레비분수(Fontana di Trevi)는 로마에서 가장 큰 분수이며 로마의 모든 관광명소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스팟 세손가락안에 드는 장소 일 것이다.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분수가 아닐까? 잠실역 롯데월드 광장, 부산 서면역에도 축소판 레플리카가 있어서 한국사람들에겐 아주 친숙한 분수이기도 하다.

 폴리궁전의 벽면을 이용해 바로크 양식으로 조각되었는데 중앙에는 오케아노스(Oceanus =대양의 신)가있고 양쪽으로 트리톤이 채리엇을 끌고 있다. 중앙의 오케아노스가 넵튠(또는 포세이돈)으로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매우 많은데 오케아노스가 맞다.



관광객이 같이 찍혀있는 사진을 보면 얼추 이 분수의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상했던것 보다 상당히 큰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난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지만 트레비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정확히는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너머로 동전을 던져야 한다고 한다. 동전 하나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 개를 던지면 평생의 연인을 만날 수 있으며 세 개를 던져넣으면 이혼을 하게 된다고 한다. 한 개나 두 개를 던지는 사람이 많겠지만 요즘은 몰래 세개를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서 동전 수거량이 많아졌다는 농담도 있다.


 로마에 대한 것은 이정도로 해두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때 짐을 못 찾고 불안함 가득 안은채 시작한 이탈리아 여행이었지만  상당한 만족감을 얻고 떠날 수 있었다. 겉핥기 수준에 머무른 여행이었지만 뭐 어쩌랴, 아마 한 달동안 이탈리아 여행을 했더라도 충분치 못했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나마 화려한 문화유산을 많이 만나서 감탄이라는 감각이 마비될 정도였던것 같다. 정신없이 찍은 화려한 성당과 궁전들의 사진도 어느 사진이 어디인지 분간이 되질 않아서 블로그에 못 올린 곳도 많다.

 오랜만에 걸어다니는 재미를 많이 느끼게 해준 이탈리아 여행. 언젠가 아들 손을 잡고 같이 이곳을 여행할 날을 기대해본다.


 ** 방문시점은 2016년 5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