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우시오다신사 레이사이(潮田神社例祭)와 함께 츠루미(鶴見)의 여름 양대이벤트 중 하나인 소지지(總持寺) 미타마마츠리 (み霊祭り)가 개최되었다. 

(* 우시오다신사 레이사이에 관한 이전 포스팅: http://sweethome107.tistory.com/277)


 소지지(總持寺)는 선불교 조동종(曹洞宗)의 대본산(大本山)이 되는 절이다. 総持寺라고 표기되는 경우가 많은데 總持寺가 정식 명칭인듯 하다.

JR츠루미(鶴見)역 서쪽 출구로 나가서 왼쪽 방면으로 5분정도 걸어가면 소지지의 참도 입구에 도달한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힐끗힐끗 보이는 소지지의 지붕들..



 종파의 대본산인 점도 있고 하여 그 규모가 상당한데 차로나 열차에서는 전모가 보이지 않아서 직접 절에 가보면 뭐 이런곳에 이런 큰 절이…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수도승을 포함해서 스님이 무려 200명 가까이 있고 보육원, 중/고등학교, 대학교, 병원등을 보유한 거대 조직이다.





 원래 소지지는 다른곳에 있었는데 화재로 완전 소실되어 1900년대 초에 현재의 위치에 재건하게 되었다고 한다. 화려한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하거나, 전시회, 츠루미구의 이벤트 행사장으로도 활용되어 지역주민들에게 아주 친근한 장소이다.



 미타마 마츠리(み霊祭り)라고 하는 것은 원래는 선조의 령을 기리는 취지의 행사로 보통 연말연시 또는 봉(盆)에 개최 된다. 그러나 지금은 마츠리가 경사스런 축제의 의미를 강하게 띄면서 선조나 사자(死者), 불교적인 의식, 의미는 많이 배제되어 있는것이 현실이다.

 매년 여름 71회째 이어져 오고 있는 소지지의 미타마 마츠리는 우리동네의 일대행사인것은 물론이거니와 먼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정도로 큰 행사다.



매년 미타마 마츠리때에 소지지에서는 작은 기념품을 나눠주는데 올해는 부채다.



 참도입구에서 절까지는 나름 긴 길인데 평상시에는 이렇게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참배객들과 산너머로통근 통학 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그리고 포켓몬 고 하는 사람들 정도 일 듯.




 미타마마츠리가 시작되면 이렇게 노점과 사람들로 빈틈없이 메워진다. 엄청난 인파로 이동속도도 느릿느릿하고 엄청나게 덥기때문에 노점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바로옆에 차도를 통해서 이동하면 된다. 노점들이 오픈하는16시정도면 아직 한산하기때문에 이때가면 비교적 여유롭게 노점음식을 즐길 수 있다. 봉오도리가 시작되는 17시30분정도면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2015년 미타마 마츠리 외출때 사진. 이게 벌써 3년전이구나. 일본풍으로 꾸몄던 다다미방은 지금 아기방이 되어있다. ㅎㅎ

 수많은 마츠리들이 XX월 X주차 X요일 등의 날짜 설정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말을 끼고 개최를 하는 반면 소지지는 매년 7월17일~19일로 고정이기때문에 올해처럼 3일 모두 평일인 경우도 있다. 2015년에는 주말이 껴서 밝을때 갈 수 있었다.



 이때는 둘 다 유카타를 입고 마츠리에 갔었다.

 뭔가 얼굴을 뿌옇게 하는 어플로 찍어서 그런지 사진속의 나는 지금보다 많이 젊어보이는구나..



 세월이 흘러 2018년. 올해는 평일개최라 회사를 마치고 초최한 모습으로, 간단한 진베이를 입고 또 아기를 안고, 마츠리에 출진!

나이를 먹어도 마츠리는 즐겁다. 

작년에는 갓난아기였던 빈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왔었는데 정말 많이 컷구나.




 대략 21시까지 노점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미타마 마츠리에서 먹은것들은...



 오사카야키(大阪焼). 오사카 명물이라고 이곳 마츠리에는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먹거리인데 정작 오사카에 이런것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엄청 맛있는건 아닌데 계란 베이스로 각종 야채 고기가 들어간 반죽이 속을 채우고 있어서 이것만 먹어도 상당히 배가 부르다. 



  할아버지 한명은 반죽을 펴서 휙휙 던져넣고 다른 할아버지는 열심히 콩가루, 깨, 팥 따위를 바르고 계신다. 우리의 선택은 콩가루. 

이름이 생각안나지만 이떡..상당히 맛있다. 500엔의 가치 충분함.



 기름진 곱창에 기무치. 마츠리 느낌 팍팍.


 

뜬금없지만 역시 마츠리에 빠지지않는 케밥. 변덕을 부려서 한 번 먹어봤다. 나쁘지 않다.


 

 우는 빈이도 그치게 만드는 차가운 파인애플.


캔맥주 같은것들은 400엔정도로 바가지를 씌우니까 미리 근처 편의점등에서 준비해올것을 권한다.



 여기까지 오면 노점은 끝나고 본격적으로 소지지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

입구의 삼문은 철근 콘크리트 양식으로서는 일본 최대급의 크기.



 사천왕 같은 것인가. 상당히 위압감있는 모습으로 입구를 지키고 있다.



 미타마 마츠리의 메인 이벤트인 봉오도리, 하나비 발사 장소는 지도상 1,2번에 해당하는 주차장이다.

 마츠리 기간중 당연히 경내에 주차는 불가능하고 주변 민간 주차장도 만차가 되므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스님들과 함께 춤추는 봉오도리(盆踊り)는 마치 콘서트회장같은 분위기이다.

 남녀노소 함께 대규모로 율동을 하며 웃고 즐기는 이러한 이벤트는 외부 유입인구가 많은 츠루미에서 지역의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듯 하다.



 스님들이 아래! 위! 좌! 우! 짝짝! 뒤로 뒤로! 어깨 머리! 처럼 구호를 넣어가며 가운데서 리드를 해주기 때문에 우리부부처럼 봉오도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원안에 들어가서 즐겁게 춤을 출 수 있다. 하나비를 하는 동안은 휴식을 취하고 그 외의 시간은 계속 춤춘다.



 왕년에는 조제도 열심히 췄었지만 올해는 빈이도 있고 둘 째도 뱃속에 있는지라 원밖에서 박수만 치는걸로.





 전반전에 해당하는 하나비전의 초저녁 봉오도리는 꼬맹이 참가자들도 많고 해서 얌전한 느낌.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들 잘 도 한다.



 8시가 되기 조금전쯤에 하나비가 시작되는데 15분정도의 하나비 중에는 봉오도리도 잠시 휴식이다.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하나비가 잘 보인다.



 하나비가 끝난뒤인 20시에서 21시사이의 봉오도리가 가장 격렬하고 참여인원도 많다. 이런류의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끝까지 남아서 놀아보도록 하자. 여느 봉오도리들과는 달리 이곳의 봉오도리는 상당히 격렬하므로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