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지우펀(九份)에서 788번버스를 타고 20여분만 가면 진과스(金瓜石)에 갈 수 있다. 타이페이에서 진과스로 바로 가는 경우라면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와 같은 버스를 타고 그대로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진과스 황금박물관(金瓜石黄金博物館)이 보인다.

(지우펀에 관한 포스팅: http://sweethome107.tistory.com/190)




박물관의 입구부터 이곳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조형물들이 서있다. 진과스의 금광산은 한 때 동북아 최고라고도 불릴정도였고 금광업과 함께 마을도 크게 번영했었다고 한다. 


19세기말에 지우펀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이어서 진과스에서도 금광이 발견되어 일약 골드러시 사태가 일어나지만 일본과의 전쟁에 여념이 없던 청나라 정부는 금광에 대하여 거의 방치상태였다고 한다. 시모노세키조약(下関条約)을 통해 대만을 손에넣은 일본정부는 즉시 일반의 광산채굴금지령과 광산관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한다. 결과적으로 일본기업들이 채굴권을 가지고 개발에 착수하게된다.


진과스의 최전성기였던 1930년대 중반에는 주민이 1만5천명을 넘고 연간 채굴량은 금 5톤, 은 15톤, 동 1만1천톤에 달했다고 한다. 1940년대에들어 일본은 강대국들과 전쟁을 치르며 광산에 투입할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전쟁포로와 타이페이형무소(台北刑務所)의 죄수들을 광산 노동에 투입하고, 진과스 탄광의 지면으로부터 800미터가지 지하로 파고들어 악착같이 자원을 채굴해갔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며 광산도 활기를 잃어가고 일본의 패전과 함께 광산도 휴업상태에 접어든다.


전쟁이 종식되고 중국정부에 의해 광산이 부활되었으나 광맥도 바닥을 드러내기시작하며 1985년에 폐광되었다. 이로써 90여년에 이르는 진과스의 광업역사도 끝을 맺게된다. 광업이 끝난 장소에는 황금박물관이 생겨나서 이곳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고 마을의 주산업은 관광업이 되었다.


황금박물관이라고 하지만 보통의 박물관처럼 실내에 모든것이 전시되어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당시의 탄광시설 일대를 통째로 박물관화 한 느낌이다. 박물관 구역 안쪽으로 들어서면 얼마지나지 않아 일본식의 건물을 마주하게된다. 




사련동 일식숙사(四連棟日式宿舎)라고 적혀있다. 4개의 동이 붙어서 형성된 건물이라서 이런 이름을 붙인모양이다.





사련동은 일본인직원들의 숙소로서 지어진 건물이다. 건물도 굉장히 잘 복원되어있고 당시의 삶을 매우 정교하게 재현해놓았다. 딱 봐도 상당히 괜찮은 숙소라는 생각이 드는데, 진과스의 최전성기에는 700명이상의 일본인이 진과스에 살았다고 한다. 진과스의 금광은 일본의 캐쉬카우 역할을 단단히하였고 이곳에 근무했던 일본인들을 위한 복리후생도 충실하여 1930년대에 이미 병원, 우체국, 료칸(旅館), 신사, 학교는 물론 이 작은 마을에 영화관이 3개나 있었고 일본식 정원, 수영장, 테니스코트, 활터, 스모경기장, 미니 골프장 까지 있었다고 한다.







전시를 위해 새롭게 지어진 건물들을 제외하면 이곳의 제반시설이나 건물, 전시된 기자재등은 대부분 일제시대에 일본에 의해 제작/건축 된 것들이다. 




이것은 태자빈관(太子賓館). 일제시대때 일본의 황태자(日本国皇太子)인 히로히토(裕仁)가 진과스를 시찰할 계획이 잡혀서 이 건물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계획은 무산되었고 이 건물이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히로히토는 훗날 쇼와천황(昭和天皇)이 된다.

당시 유행하던 일본식 건축과 서양식 건축이 융합된 스타일이라고 한다.





좀 더 들어가면 이곳이 탄광임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보이기시작한다. 채굴한 것을을 옮기는데 사용되었을 레일, 거대한 기계설비. 언뜻봐도 지금의 기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탄광을 개조한 전시구역도 있다. 당시의 가혹했을 탄광노동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별도로 티켓을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





광부도시락이라는걸 판매하는데 내용물은 저런 고기와 얼마간의 야채, 그리고 밥이었다. 추가요금을 내면 도시락통에 받아서 용기는 가져갈 수 있다.

맛만 보자는 생각에 도시락 하나만 시켰는데 이거이거 꽤나 맛있다.





이곳 황금박물관에는 세계최대의 금괴가 있다. 무려 220.30 kg의 순도 99.99%의 순금. 오늘 한국표준 금 거래가격이 1돈(3.75g)에 18만4천원이니까 이 금괴는 100억원이상이라는 건가... ㄷㄷㄷ


이상, 진과스의 황금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식민지배와 광업과 한 마을의 흥망성쇠...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케이스라 좀 더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모처럼 지우펀까지 여행을 온다면 좀 더 여정을 늘려 진과스에도 방문해보는건 어떨까?


**방문시점은 2015년 12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