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괌의 면적은 제주도의 3분의 1정도 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 보다 훨씬 큰 섬이다.

이곳의 대중교통 인프라를 생각하면 버스나 택시에 의존해서 여행을 하는데에는 사실 한계가 있다. 하물며 우리처럼 아기를 달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괌은 국제면허증 없이 한국의 운전면허증만 가지고도 렌트와 운전이 가능하여 렌터카 사용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한국 면허증으로는 최장 30일까지 괌에서 운전이 가능하며 그 이상의 기간을 운전할 경우 현지 면허취득을 해야한다. (한국외에도 일본, 중국, 호주 등의 면허도 같은 조건이다.) 괌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휴양지에서 렌터카가 대중교통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매우 많다.

 

1. 휴양지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우리나라의 대도시등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하고 시간도 잘 지키지 않으며 막차도 꽤 일찍 끊긴다. 우리나라에서 괌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1주일이하의 단기체제를 할 텐데 짧은 휴양 기간중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다가 길바닥에서 버리는 시간은 너무 아깝다. 특히 우리가 묵었던 쉐라톤 라구나 리조트 처럼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숙소의 경우 렌터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2. 이곳저곳에 산재한 비치를 찾아다니는 것은 휴양지에서의 재미중 하나다. 바다에서 놀 때는 음료나 옷, 돗자리, 타월 등 챙길 물건이 많다. 이것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것은 대단히 불편하다. 모래뭍고 물에 젖은 물건을 싣는 것을 반길 택시기사는 없다. 특히 우리처럼 아기를 동반한 경우 기저귀 및 아기용품 일체를 가지고 다녀야하는데 버스이용은 아예 논외이다. 


3. 대중교통으로는 도달 할 수 없는 비경이 있다. 리티디안비치같은 장소는 대중교통도 없고 택시비용도 상당히 비싸다. 렌트카가 답이다. (우리는 차를 가지고도 리티디안 비치 방문 실패했지만..ㅠㅠ)


4. 차가 있으면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일행중 부상자, 병자가 발생했을때 재빨리 움질일 수 있고, 아기 기저귀 교환 장소가 눈에 안띌때 불편하지만 차에서 교환가능하다. 예기치 못한곳에서 비를 만났을때 피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우리는 렌터카를 사용하기로 했다. 

구글에서 여러 사이트를 돌아보며 가격을 체크한 결과 CarRentals.com에 가장 저렴하고 괜찮은 조건의 딜이 있었기때문에 이곳에서 예약을 진행했다. 


렌트카회사는 Budget. 공항픽업 공항반납 조건. 차종은 닛산의 Versa. 닛산 TIIDA LATIO의 북미버전인듯 하다. 앞뒷좌석에 트렁크있고 오토매틱이기만 하면 뭐든 좋았다.




이차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다. 보험($36)을 포함해서 4일간 170달러를 밑도는 가격. 현재 환율로 18만6천원. 괌의 일반적인 렌터가 시세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저렴하다고 느꼈다.


괌 공항의 West Arrival exit 쪽에 Budget, Avis, Hertz등의 렌터카 회사 카운터가 모여있다. 면허증을 제시하고 Deposit용 신용카드 등록을 마치고 간단한 기입을 끝내면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준다.


바깥으로 나가서 수 십미터 떨어진 곳에 차량이 있었다. 렌터카 직원과 함께 차량 내외부의 결함이 없음을 확인한다. 아주 작은 기스들이 곳곳에 있었으나 그정도 상처는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문제없음을 확인하면 바로 타고 떠나면 된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제대로 우리의 괌여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만들어준 차량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차량 구매시에 절대로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을 파란색이었다. 비로 샤워를 한 상태라 그런지 상당히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우리가 아기를 데리고 있는 것을 본 렌터카 회사 직원이 바로 카시트를 설치해줬다. 무료로! 게다가 비치 돗자리도 무료로 빌려줬다. 렌터카의 서비스가 괌의 첫인상 점수를 팍팍 올려줬다. 아, 아이스박스도 하나 실려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트렁크 사이즈가 매우 크다. 간이 유모차자 아닌 제대로 된 유모차에 아이스박스를 싣고도 큰 짐하나를 여유있게 실을 수 있는 공간. 좋구나.



차량껍데기는 멀쩡하지만 옵션은 하나도 안들어간 차량이다. 저렇게 손잡이를 돌려서 창문을 여닫는건 얼마만의 체험인지 모르겠다. 에어컨의 파워도 매우 부족했고 핸들링이 너무 가벼워서 첨엔 좀 적응이 안됐다. 네비게이션이 없었지만 구글맵으로 모두 커버되었다. 남의 차를 몰아본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이럴땐 집에 있는 우리차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운전시의 주의사항을 몇개 적어보자면.. 우선 이곳의 제한속도는 마일로 표시 되어있다. 특히 25마일과 35마일 표시를 자주 보게 되는데 1마일이 대략 1.6킬로미터니까 25마일은 약 40킬로미터, 35마일은 약 56킬로미터 되겠다. 과속 카메라는 없는 것 같은데 가끔 경찰이 단속도 한다고 하니 규정속도는 준수하도록 하자.


좌회전 우회전 룰은 거의 한국과 같다. 신호체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이라 문제없다.


괌에서 운전을 하며 의문을 가졌던것이 굉장히 폭이 넓은 중앙선의 존재였다. 중앙선 공간의 활용에 대해 당황하는 한국인 운전자들이 꽤 있는것 같은데 아래그림을 참조하자.



그림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ktourrentacar&logNo=220944877812&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jp%2F)


이 그림을 보면 간단히 이해가 간다. 중앙선 구역은 양방향의 차량이 모두 이용가능한 비보호 좌회전 및 유턴 대기공간인 것이다. 이정도 마스터 하면 괌에서 운전은 문제없을 것이다. 그 외의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윗 그림의 출처 블로그에 잘 소개가 되어있으니 참고바란다.



렌터카 사용의 마지막 관문. 주유다. 이곳도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만땅으로 받아서 만땅으로 반납한다. 마지막날 지나가는 길에 있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 주유를 해주는 사람은 주유만 하고 요금지불은 운전자가 주유소 사무실로 들어가서 하는 스타일이었다.



연료단위로 리터가 아니라 갤런을 쓴다. 1갤런 = 약 3.8리터. 갤런당 약 3.8달러니까, 일반 휘발유 1리터당 1달러 정도인것 같다.


차량반납은 빌렸을때 차가 서있던 곳으로 가면 된다. 직원에게 키를 넘기고 렌트카 회사 카운터로 가서 요금 지불하고 서명하면 끝난다. 빌릴때나 반납할때나 절차가 매우 간단해서 좋았다.


괌에서의 렌트카 이용은 결과적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괌은 운전도 쉬웠고 절차도 간단하며 렌트비도 싸고 연료비도 별로 안들었으며 도로변의 바다가 하나같이 너무 깨끗하고 예뻐서 드라이브하는 맛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항상 일본에서 왼쪽차선으로 운전을 하는지라 첫날은 좀 햇갈리긴 했지만 금방 적응되었고, 괌의 운전자들은 대체로 매너가 좋아서 전혀 문제없었다. 외국에서의 운전에 대한 부담감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괌에서는 과감하게 렌터카를 빌리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