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베네치아에서의 둘째날. 오후에는 피렌체로 이동을 해야한다. 옷도 못갈아입고... 피렌체에서 짐을 잘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들었지만 햇빛 쨍쨍한 맑은 날씨에 기분도 같이 풀리는 느낌. 오늘도 골목 구석구석 투어를 시작했다. 



첫째날도 느꼈지만 베네치아 구시가지에는 가면을 판매하는 가게가 정말 많다. 상점 밀집지역엔 어딜가나 볼 수 있는데, 일본에서 편의점, 규동집, 중화요리가게를 찾는 빈도를 합쳐놓은 것 정도로 많이 볼 수 있다. 가면을 쓰던 베네치아의 풍습이 카니발 기간중의 베네치아 가면축제로 명맥을 유지했고 이 축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되며 가면은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기념품이 되었다.

 


 

 베네치아 사람들이 가면을 쓰게 된 것에는 몇가지 설이 있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설은 십자군 전쟁때 포로로 잡아온 이슬람 여인들의 부르카(얼굴을 가리는 복장)에서 매력을 느낀 상류층 사람들이 유행시켰다는 설이다. 또 한 가지는 빈부격차가 큰 베네치아에서 서민들이 가면을 쓰고 귀족놀이를 하면서 기분을 달랬다는 것이다. 이것이 귀족에게 까지 퍼졌는데 신분을 감추고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1년 내내 가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고한다. 가면에 의해 신분을 감추고 하는 행위들이 도를 넘게 되자 가면착용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특정기간동안만 가면착용이 허용되었는데 이것이 가면축제로 승화된 것이다. 

가면의 종류에 대해서는 이쪽 블로그에 잘 정리되어 있어서 링크를 걸어놓는다.(http://mandoosis.tistory.com/6)



공사중임에도 주위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리알토다리에는 다리 주위는 물론 다리위에도 가게들이 많다. 주위에는 레스토랑도 많은데 대체로 가격이 비싼편이다.


이탈리아에서 젤라토를 안먹어 볼 수 없지. 음~ 맛 좋구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 이곳은 17세기초에 창궐한 페스트를 막아낸 베네치아게 신께 도시를 구원한 보은의 뜻으로 건축한 바로크양식의 성당이다. 베네치아의 몇 안되는 무료입장이 가능한 성당이다.


고요했던 어제 아침과 달리 산 마르크 광장에도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쨍쨍한 햇빛아래 보는 산 마르코 성당도 아침풍경과 다르게 뭔가 뽀송뽀송(?)해보였다.




광장을 굽어보고 있는 종탑(San Marco Campanile). 이탈리아의 다른 종탑과 달리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헐떡 거리며 오를 필요가 없다. 원래는 등대로 쓰기 위해 지은 것인데 감옥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종탑은 1902년 붕괴된 이후 복원된 것이다.

(종탑에서 보이는 뷰는 이분이 잘 정리를 한 것같다.http://hnlee6.tistory.com/1315)



어제 포스팅에서 언급을 안했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베네치아 공화국의 도제(Doge=최고지도자)가 살던 곳이다. 건물 가운데 기둥을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색깔이 다른 기둥 한쌍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형선고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두칼레 궁전이 있는 쪽으로 광장을 광장을 벗어나면 Riva degli Schiavoni 라는 탁트인 워터프론트가 나온다.




수많은 노점과 호텔, 레스토랑들이 위치해 있고 광장에서 쏟아져나오는 인파로 이쪽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길 가운데 동상이 하나 보인다.








곤돌라들이 줄지어 정박되어있다. 건너편에 보이는것이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 Giorgio Maggiore)이다. 저곳의 종탑에서 일망하는 베네치아도 절경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는 가보지 못했다.



위에 말을 타고 있는 인물, 이탈리아를 통합하여 이탈리아 왕국을 창건해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II)를 기리는 동상이다.


  동상의 한쪽면에는 쓰러진 사자와 그 곁에는 부러진 칼을 들고 결연한 표정을 한 여인이있다. 여인은 베네치아를 의인화 한것으로 보이고 날개달린 사자는 수호성인 마르코스(St. Mark)를 상징하는 듯 하다. 동상속 방패에는 1848-49라고 세겨져있는데 이는 베네치아가 오스트리아에 억눌려있던 시기로 오스트리아의 속박에 묶여있는 베네치아의 모습을 체인에 묶여 쓰러진 사자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면에는 체인을 부셔버리고 포효하는 사자와 고급진 옷을 입은 여인을 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고 번영를 일궈낸 베네치아의 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운하에 의해 워터프론트가 갈라진 지점에 돌다리 하나가 있고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Ponte della Paglia 라는 다리인데 재건축되기전에 이다리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이곳에서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가 잘 보이기 때문이다. 16세기에 건설된 탄식의 다리는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연결하고 있다. 강간, 살인등의 중범죄에 대한 재판, 종교 재판, 그리고 정치범에 대한 재판은 두칼레 궁전에서 10인 위원회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죄선고를 받으면 이 다리를 건너 감옥으로 수감되었는데 수감자들이 이다리를 건너며 감옥에 갇히기전 마지막으로 보는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탄식을 내뱉는다고 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다시 도시 안쪽으로 진입해서...반대쪽 다리에서 보면 이렇게 멀어서 잘 안보인다.



뒤에 보이는 것은 The Campanile of San Giorgio dei Greci 라는 탑인데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있다.



(사진출처: http://slowitaly.yourguidetoitaly.com/2014/10/leaning-towers-of-italy/)

이렇게 다른 건물들과 함께보면 기울어진것이 확실히 보인다.


슬슬 점심먹을 곳도 찾고 베네치아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더 보기위해 다시 골목투어에 나섰다.


베네치아의 구시가지는 정말 어느곳을 둘러봐도 멋지다. 어느 골목이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래서 길을 잃고 헤메어도 상관이 없는 그런곳인것 같다.



이곳에서 예쁜 아기옷을 발견하고는 우리에게도 빨리 예쁜 아기가 생기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생후 8개월이 된 우리 빈이의 귀여운 아기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함께 유럽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어서 성장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은 Al Brinsidi라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리조토와 오징어 먹물 파스타 점심으로 끝냈는데 맛도 서비스도 실망이었다. 비추 합니다.


 이제 베네치아를 떠나야 한다. 어느곳이나 매력적인 여행지를 떠날때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곳을 떠나는 것도 물론 매우 아쉬웠다. 그러나… 베네치아는 어릴적 타자연습 할 때 한메타자에서 베네치아 게임을 하며 처음으로 그 이름을 알게되고 영화「007카지노 로얄」라던가, 게임「어쌔신 크리드2」를 통해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장소였는데 직접 와 본것만으로도 뿌듯한 느낌이 있었다. 상상을 배신하지 않는 풍경과 분위기가 그곳에 있었다.



피렌체로 떠나기위해 기차역으로 왔다. 이탈리아의 열차는 국영인 트랜이탈리아(Trenitalia)또는 민영인 이딸로(Italo)가 있는데 우리가 이동한 대부분의 노선에서는 이딸로가 가격이 더 저렴했다. (시설도 더 깨끗하고.) 게다가 이딸로는 할인 프로모션이 많아서 좋았는데 열차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가입해두자. 프로모션 메일이 날아올것이다.

고속열차 AGV로 피렌체까지는 2시간정도. 가격은 Smart석 어른 2명이 78유로였다. 사실 고속열차인지도 모르고 탔다가 시소 300킬로는 훌쩍 넘는 속도에 흠칫 놀랐다.


아, 그리고 베네치아에는 머랭을 정말 많이 팔고있었는데 맛이 없을거라는 와이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비주얼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구매해버렸다. 기차에서 깨작깨작 먹어봤는데 결과는 와이프의 경고대로 였다. 역시.. 아내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나온다고 했다..


바이바이 베네치아.



드디어 도착한 피렌체. 살짝 비오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우산도 짐가방에 있는데.. ㅠㅠ

과연 오늘 짐이 배달될까.. 불안함에 떨며 비를 피해 얼른 숙소로 피신했다.


**방문시점은 2016년 4월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