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피렌체 두오모에 관해서는 이전 포스팅(http://sweethome107.tistory.com/225)에서 다뤘으니 그 외의 곳에 대해 써보겠다. 



우선 피렌체에서 첫 식사를 한 곳 Trattoria Antellesi.



우연히 들어간 곳이었는데 무려 한글메뉴도 완비.



다행히 만족 할만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에 검색을 해서 알게 되었는데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이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매우 친근한 주인 아저씨와 친절한 직원들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식당이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이탈리아 음식이 대체로 짜다는 말을 들어서 여행책의 어드바이스대로 덜짜게요 라는뜻으로 포코 살레(Poco sale)라고 말했는데 다행히 잘 전달이 된듯했다. 멜론과 프로슈토의 조합도 완전 맛있었고 티본 스테이크도 만족만족. 가격도 적당했다. 참고로 티본스테이크는 피렌체의 대표 음식중 하나이다. 피렌체식 티본스테이크를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 즉 피렌체 스테이크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티본스테이크와 비교해 상당히 두툼하고 숯불로 익혀서 부드러운것이 특징이다. Trattoria Antellesi에서는 일인분 사이즈를 제공했지만 보통은500g이상의 사이즈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참고로 이곳 식당 이름앞에 붙은 트라토리아(Trattoria)란 대체로 케주얼한 (크게 비싸지 않은) 식당을 말한다. 이에 반해 리스토란테(Ristorante)는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가격이 비싼 경우가 종종있다. 오스테리아(Ostreia)는 트라토리아 보다도 격식이 없는 식당으로 매우 기본적인 음식을 제공하는 와인바 같은 곳이다.




피렌체 역사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있기 때문일까, 고층빌딩이 즐비한 한국의 대도시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레고의 유럽풍 건물들을 늘어놓은것 처럼 예쁜 거리 풍경이다.




시장구경도 재미지다.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는 소매치기에 주의할것.





이곳은 두오모 박물관(Museo del Duomo). 피렌체 두오모 뒷편에 있다. 이렇게 돔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산 죠반니 세례당의 천국의 문 진품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Maddalena penitente). 나무로 조각된 이작품은 마리아를 초라하고 야윈모습으로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왠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세점의 피에타(Pieta=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비통에 잠진 모습을 묘사한 것. 주로 조각.) 중 하나인 반디니의 피에타(Pieta di Bandidni)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360도 감상가능하다. 뒤에서 예수를 부축하는 두건을 쓴 요셉의 얼굴은 미켈란젤로 자신의 얼굴을 새겨넣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좀 투박해보이는 이건물은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이다. 4세기에 지어진 성당을 두오모의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가 리모델링 한 것이다.




산 로렌초 성당은 메디치(Medici)가문의 전용 성당인데 옆에서 보면 이렇게 길게 뻗어서 메디치가 예배당(Cappelle Medici)로 이어지는 거대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사진 왼쪽의 문위에 보이는 문장이 메디치가의 문장이다. 



메디치가 예배당의 입구. 성당과 연결된 건물이지만 입구도 따로 입장료도 따로다. 피렌체, 그리고 르네상스는 메디치를 빼고 논할 수 없다. 유럽의 수많은 명문 자산가 가문들 중에서도 유독 메디치가가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메디치 가문만큼 돈을 많이 번 집안은 많을지언정 메디치 가문만큼 돈을 잘 쓴 가문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메디치가문은 3명의 교황과 2명의 프랑스 왕비를 배출한 명실상공 명문가문이었으며 회화, 건축, 음악 등 전분야에 걸쳐 예술을 후원하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브루넬레스키 등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상당수가 메디치가문의 예술애호사상의 수혜자였던 것이다.



입구근처에서 안나 마리아 루이사 데 메디치의 동상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메디치가의 몰락 후 그녀는 메디치가의 모든것을 피렌체에 기증하고 단 하나의 작품도 피렌체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피치 미술관이 탄생했고, 그녀 덕분에 피렌체는 세계에서 가장 문화유산이 넘치는 도시로 남을 수 있었다.



이렇게 사람의 뼈가 들어있는 성해함이 수도 없이 많이 전시되어있다.



메디치가문의 가족묘실에 가면 사방에 멋들어진 관들이 걸려있다. 그중에는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것들도 있다. 보수공사중이라 좀 어수선했다.



돔형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피렌체의 둘째날 점심도 티본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피렌체에 왔으니 피렌체 스테이크로 배를 채워야지.






그래서 결정한 곳은 Trattoria da Garibardi. 여행책자에 나온 추천식당중 하나였다. 500g짜리 피렌체 스테이크를 24유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전반적으로 무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Trattoria Antellesi가 더 맛있었던것 같다. 이탈리아여행 전체를 돌아보면 이곳도 상당히 괜찮은 식당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성비도 좋고.




이곳은 산 마르코 수도원 (Convento di San Marco). 메디치가의 '위대한 로렌초'가 이곳에서 조각공부를 하던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발굴했다는 일화가 있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Annunciazion)를 이곳에서 볼 수 있는데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 회화로 손꼽힌다.



피렌체에서의 마지막식사는 강남식당에서 한식.. 한식을 먹으러 찾아간건 아니고 호텔에서 짐을 싸서 기차역으로 가다가 우연히 봤는데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역시 한국사람은 가끔 한식을 위장에 넣어줘야 한다.


사진도 시간순이 아니라 뒤죽박죽이고 굳이 다루지않은 부분도 있지만 피렌체의 많은 부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이곳을 떠나야했다. 피렌체 둘째날 오전을 피사에 투자하기도 했고 애초에 이틀동안 구경하기에는 피렌체에는 볼 것이 너무많다. 다른곳은 몰라도 피렌체는 언젠가 꼭 다시 방문할 마음으로 아쉬움을 접고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