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빈이를 출산하기 석달전, 아기를 낳으면 한동안 해외여행을 못갈거란 핑계로 태교여행을 계획했다. (뭐, 결과적으로 아기를 낳고도 여행은 잘 다니고 있다.) 너무 멀지않은 휴양지로 가서 아무것도 안하고 며칠 편하게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여행지를 찾다가, 다낭과 하이난으로 최종후보를 좁혔다. 추위에 약한 조제는 한국보다 따뜻한 일본의 겨울에도 지친상태로 따뜻한 곳을 우선시 하다보니 하이난 보다는 다낭으로 기울었다.


다낭을 목적지로 결정하자 다음 과제는 비행편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래저래 찾다보니 연말연시라 직항편이 대체로 비싼 가운데 홍콩을 경유하면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게다가 집에서 30분거리에 있는 하네다 공항을 이용 할 수 있어서 더욱 메리트가 있었다. 이런저런 플랜을 짜봤지만 결론적으로 홍콩을 그냥 경유하는 것도 아쉬우니 며칠 머무르며 구경도 하기로 결정했다. (아무것도 안하고 쉬다오겠다는 플랜은 이렇게 망함..)

 이렇게 도쿄-홍콩-베트남-홍콩-도쿄 비행코스로 총 9박 10일의 여행계획을 짜고 출발했다.



 기내식을 잘 못 먹는 조제는 식사를 과일식으로 변경했다. 케세이 퍼시픽의 과일식은 껍질도 안까고 그냥 생으로 가져다 주는구나..





 오전에 하네다에서 비행기를 타고 현지시간 오후3시에 홍콩에 도착. 침사추이(尖沙咀)쪽에 숙소를 잡았기에 공항에서 2층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항에서 부터 시내까지 일루미네이션이 도시를 수놓고 있었다. 

 이동하는 중에 악명높은(?) 청킹맨션(重慶大廈)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때 혼자 놀러와서 이곳을  지나갈때는 게스트 하우스 삐끼?(주로 흑형들..)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호객행위을 했었는데 그런 모습은 많이 사라진듯 했다. 하긴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숙소정도는 다 예약하고 올 테지. 내가 이미 삼십대 중반이 된 것을 새삼깨닫게 된다.


 우선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길을 나섰다. 첫 끼니인 만큼 실패가 없는 안전한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고 크리스탈제이드(Crystal Jade)에서 탄탄면(擔擔麵)을 먹기로 했다. 크리스탈 제이드는 싱가폴 본사의 중식체인으로 일본에는 지점이 없어서 먹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맛이 궁금하기도 했다. (한국는 광동식, 상해식으로 나뉘어서 10개정도 점포가 있다.)




 유명한 가게인 만큼 웨이팅이 있었는데 회전율이 빨라서 기다리는 사람숫자에 비해 기다림은 길지않다. 15분정도를 기다려서 들어갔던것 같다. 가게 분위기는 괜찮았으나 종업원이 무뚝뚝하고 뭔가 행동이 성의가 없어보이는것이 마음에 좀 걸렸다.



 사천탄탄라면(四川擔擔拉麵), 58 HK$.

 땅콩향이 나는 마일드한 스프. 면은 평범하다. 일본에서도 중화요리 가게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하는 요코하마에 살고 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크리스탈 제이드의 탄탄면은 아주 맛있는 편은 아니다. 중상도 아니고 중중 정도.



 샹하이 소룡포 (上海小笼包), 38 HK$

 이쪽은 가성비가 괜찮게 느껴졌다. 입맛이 어지간히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면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팬에 구운 고기만두 ? (生煎鲜肉包), 39 HK$.

 피가 두꺼운 만두도 이렇게 한쪽면만 바삭하게 구워서 먹는 경우가 있구나...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경험이라 나쁘지 않았지만 또 시켜먹을거 같지는 않다. 맛이 없다는건 아니고 그냥 한 번이면 족한 느낌.




 매운 식초가 들어간 돼지고기 덤플링 (红油抄手). 48HK$.  이건 술안주로 괜찮다. 

주문 총금액에 10%의 서비스차지가 붙는다.



 크리스탈 제이드가 위치해있는 하버시티는 특별하다고 느낄 요소는 별로없는 대형 쇼핑몰이었다. 특징이 있다면 홍콩섬 방향의 야경이 살짝 보인다는 점 일까. 



 출구쪽도 아기자기하게 겨울 일루미네이션과 장식이 되어있었다.







 하버시티를 빠져나와서 좀 걷다가 당도한 곳은 1881 헤리티지 (1881 Heritage).

 1884년부터 100년이상 홍콩 해양 경찰 본부로 사용된 건물. 이곳의 이름이 1884가 아니라 1881인 이유는 잘 모르겠다.

 1996년에 홍콩경찰이 신설되면서 해경이 휘하조직으로 편성되었는데 그로 인해 해경은 이 건물을 떠나게 되어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명품브랜드들이 모인 쇼핑과 전시 공간으로 변신시키면서도 옛것의 보존과 복구도 동시에 진행했다.

 그리하여 2009년에 오픈한 것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1881 헤리티지이다. 이곳은 웨딩촬영 장소로도 인기라고 한다.



 침사추이 근방을 걸으면서 깨달은 홍콩의 아주 안좋은점 한가지. 걸으면서 담배피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임신중이었던 조제는 아기 걱정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정말 국가를 막론하고 길빵하는 사람들… 비흡연자들이 당신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상상도 못할겁니다.


** 방문시점은 2016년 12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