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스누피월드 다음 목적지는 체쿵 사원(車公廟). 남송시대 장군인 처쿵(車公)을 모신 사원인데 처쿵의 로마자 표기가 Che Kung이라서 일반적으로 체쿵사원이라 불리는 듯 하다. MRT 체쿵사원역(Che Kung Temple)에서 내리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큰 문과 붉은 담벼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반적으로 아담한 사원들이 많은 홍콩에서 체쿵사원은 손에 꼽히는 대형 사원이다.






 체쿵사원에는 병이 낫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특히 음력설 둘째날에는 처쿵 축제가 열려 엄청난 인파가 모여든다고 한다.




 어마어마하게 큰 향을 들고 기도한다. 건강하고 싶은 간절함의 크기인 것일까.

 향 연기가 자욱하다.



 중앙법당에 들어가면 처쿵장군상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과연 어지간한 역귀들은 얼씬도 못할듯한 위엄이다.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명나라시대에 샤틴지역에 역병이 창궐했다. 당시 이곳 주민들이 남송시대의 처쿵장군이 봉기를 잘 진압할 뿐아니라 역병을 제압하는 힘이있었다는 옛기록에 근거해서 사당을 지었다고한다.

 명나라때에 창건된 이 사당은 1890년, 1993년, 그리고 2004년의 대대적인 개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처쿵 동상 옆에는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라고 불리는 구리풍차가 있는데 3바퀴돌리면 행운이 깃든다고 한다.



 동상옆에는 북도 있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아무튼 좋은 의미일테니 이것도 둥둥둥 ..






곳곳에 도교 분위기가 물씬하다. 

체쿵사원의 입장은 무료.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헌금이 사찰 보수 등에 사용된다.

 개방시간은 아침 7시부터 저녁6시.


 처쿵사원에서 가까운 곳에 우리부부의 흥미를 끄는 스팟이 한 군데 더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그곳으로 향했다.




 캇힝와이 (吉慶圍) 성곽마을이 바로 그곳. 캇힝와이는 전날 방문한 핑샨헤리티지에 위치한 셩청와이 성벽촌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더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고 규모도 더 크다.

(핑샨헤리티지트레일에 관한 이전 포스팅: http://sweethome107.tistory.com/283)



 중국대륙에서 건너온 초기 정착민인 등(鄧)씨족이 이곳에 정착한 이래 등씨의 후손들 수백명이 여전히 이곳에 모여 살고 있으며 500여년전 명나라때에 마을을 둘러싼 성곽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성곽의 목적은 해적, 강도, 짐승 따위로 부터 일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여전히 보존되어 있는 감시탑을 보자니 외부의 침략을 경계하며 힘들게 살았을 옛사람들의 노고가 느껴진다.









 우리같은 관광객에게 있어서는 신계에 위치한 마이너한 관광지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곳은 엄연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주민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행동하는 매너를 잊지말도록 하자.

 마을안을 돌아다니며 목격한 것을 토대로 말하자면 주거환경이 그리 좋아보이는 곳은 아니었다. 문화재인 만큼 개보수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듯하고 기본적으로 주거공간의 확장은 불가능한 듯하다. 약간은 미로같은 내부를 이러한 형태의 문들을 통해 이동하게 된다. 성벽안에는 일반 가정 뿐아니라 회관이나 사당같은 공간도 있다.



 성벽촌 바로옆에는 보통의 연립주택,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뭔가 이질적인 풍경이다.

 홍콩의 아파트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아파트보다도 닭장같은 분위기가 난다. 홍콩의 부동산 거품과 TV에서 본 홍콩 서민들의 주거환경의 열악함을 생각하면... 아주 솔직하게 말해서 살고싶지는 않은 도시라는 생각이든다.


** 방문시점은 2016년 12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