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릴라우 광장에서 2,3분정도 더 걸어가면 만다린 하우스(鄭家大屋)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현대 중국 사상가인 정관잉(鄭觀應, 한국식으로 읽으면 정관응)이 살았던 곳으로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건물이다. 저명한 사상가의 집인 만큼 만다린 하우스는 꽤 큰 저택이다. 저택의 허름한 대문을 기대없이 열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재미난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정관잉이라는 이름 자체를 이곳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알고 보니 상당히 저명한 사람이었다. 정관잉은 젊은 시절 서양의 회사에서 장사를 배운 경험을 계기로 서구문명을 배울 필요성에 눈을 떳다고 한다.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성세위언(盛世危言)이라는 책을 집필했는데, ‘강해야 모욕당하지 않는다(圖强御侮)’, 즉 ‘부강구국(富强救國)’이 책의 골자이다. 이 책은 또한 상전(商戰)이 병전(兵戰)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성세위언은 출간되자마자 중국 대륙을 뒤흔들었다. 쑨원, 마오쩌둥을 포함한 근대 중국의 지도자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으며 그들의 국가관 수립에도 영향을 끼쳤다.



월류(月留).. 달이 머무르는 곳인가. 뭔가 스토리가 있는 공간같다.






 복층구조의 건물이 마당을 감싸고 ㅁ자 구조로 늘어서 있다. 규모가 큰 만큼 방의 갯수도 상당히 많다.




 만다린 하우스는, 재료와 구조에 있어서도 중국 전통 방식과 다른 문화의 것들이 융합되어 당시 마카오의 건축적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라고 한다.



 만다린 하우스에서 나와 아마사원을 향해 걷다보면 무어리쉬 배럭(港務局大樓)이 좌측에 보인다. 무어리쉬 배럭은 19세기말경에 마카오 방어를 위해 데려온 포르투갈 식민지의 무슬림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물이었다고 한다. 화려한 건축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지금은 마카오 항만국 청사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관광목적의 입장은 불가능 하다.




 계속 걸어서 드디어 아마사원 (媽閣廟)에 도착! 아마사원은 마카오라는 지역이 세상에 알려지기 이전부터 있었던 오랜 역사를 가진 사원이다. 15세기말 창건되어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마카오라는 이 도시의 이름자체가 아마사원과 관련이 있는데 유래는 이러하다. 16세기 초, 처음으로 마카오 항구에 도착한 포르투갈인들이 현지인들에게 "이곳이 어디인가?" 하고 묻자, 현지인들은 사원의 이름을 묻는 거라 생각하고 "아마까오"이라 답했다고한다. 이것을 착각한 포르투갈인들이 이곳을 마카오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 마카오의 지명은 아모먼(澳門).


 오래된 사찰은 불교일색인 우리나라에서 도교사원이란 매우 생소하지만 옛날 중국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격식이 많고 어려운 유교나 불교보다 도교가 서민들에게 잘 먹혔을 것이다.






 많은 도교사원들이 그렇듯, 이곳도 유교 불교 도교가 짬뽕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는 중국문화권에서 흔히 媽祖(Mazu)로 불리는 여신인데 어부들을 지켜준다 하여 바닷가에 있는 도교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들중 하나이다.





 언덕에 있는 사원이라 계단을 올라가며 구경해야한다.





 홍콩에서 봤던 사원들 처럼 이곳에도 수 나선형 향들이 연기를 내뿜고 있다.




 바위에 크게 태을(太乙)이라고 적혀있다. 태을은 도교사상에서 천지만물의 근원을 뜻한다.



 제일 높은곳에는 이렇게 작은 불상이… 뭔가 허탈하면서도 재미있다.



다시 내려와서... 아마사원의 명물 대야의 손잡이를 문질러본다. 손잡이를 문질러서 물이 막 튀어오르면 행운이 붙는다고 한다. 

이제 홍콩으로 돌아갈 채비를 해야한다.

 잠시 바다를 보고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그랜드 리스보아로 향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마카오 버스는 거스름돈을 안주기 때문에 딱 맞춰서 준비하자 마카오는 전철이 없는점이 상당히 불편했는데 경전철(LRT)가 2019년에 완공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보자.






 그랜드 리스보아 근처의 윈 마카오 호텔(Wynn Macau)앞에서 15분 간격으로 열리는 호텔 분수쇼를 감상하고… 올 때 처럼 그랜드 리스보아의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올 때와 다른점은 셔틀버스 티켓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카지노 서비스 카운터에서 그냥 달라고 하면 준다.




 새해맞이로 분주한 홍콩의 밤거리를 좀 거닐다가 조제의 홍콩 최애음식인 운남쌀국수를 성림거(星林居)에서 한 사발하고 홍콩 마코오 여행을 마무리.. 다음날 아침에 베트남 다낭으로 출발했다.


블로그를 쓰며 하나하나 짚어보니 조제가 만삭의 몸으로 참 많이도 걸어다녔구나…싶다.


 ***방문시기는 2017년 1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