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호이안 올드타운 구경을 나섰다.

 우선 호이안(Hội An 會安)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하자면, 호이안은 과거 15~19세기에 동남아시아 유수의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마을이었다. 동서양의 다양한 사람과 물자가 드나들다 보니 건축에서도 동서양의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무역상들이 활발히 활동하여 일본, 중국 스타일들의 구조물도 종종 보인다.



 호이안 항구는 토사퇴적으로 인해 큰 배가 정박할 수 없게 되면서 쇠퇴하게 되었다고. 역설적으로 쇠퇴하고 외진곳에 위치한 항구 마을이 된 덕에 베트남전쟁의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아서 호이안이 번성했던 시기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다. 번성했던 항구의 모습이 잘 보존된 호이안 올드타운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이 구역자체가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이안 실크 마리나 리조트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올드타운과 신시가지를 나누고 있는 투본강변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서 올드타운으로 진입하면 16세기의 고풍스러운 무역도시 호이안을 마주하게 된다.

 올드타운 입구쪽을 얼쩡 거리면 매표소 직원이 티켓을 사라고 할 것이다. 올드타운 입장 자체는 티켓이 불필요하다고는 들었지만 고택과 사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티켓이 필요했기 때문에 통합입장권을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구매가격은 12만동으로 이 입장권은 10일간 유효하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통합입장권을 소지하고 있으면 5개의 입장권이 셋트로 되어 있어서 사용할때마다 한 장씩 찢어가는 형식이다. 장소에 따라 입장권을 소모하는 곳도 있고 아닌곳도 있다.


 사진관리를 못해서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글을 쓴 순서대로 방문한 것은 아니다. 호이안을 4일간 머물면서 올드타운을 구경했던지라 동선의 효율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마음가는 대로 움직였기 때문에 사진순서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크게 참고가되는 관광순서는 아니다.



・내원교(來遠橋)




 이곳은 내원교(來遠橋)라는 다리이다. ‘멀리서 온 사람들을 위한 다리’라는 의미라고 한다. 16세기 후반에 일본인들이 세운 목조다리로 ‘일본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식으로 지붕을 씌운 목조다리는 전 세계적으로 흔치않아 가치가 높다고 한다. 



 2만동짜리 베트남 지폐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곳이다.




 이 다리를 경계로 서쪽의 일본인 조계지와 동쪽의 중국인 조계지가 나눠져있었다고 한다. 16~17세기 호이안에는 일본인들이 특히 많이 드나들어, 1천명 이상의 일본인들이 이곳에 주거했다고..

 또한 다리 양끝에는 원숭이와 개의 조각이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설이있다. 하나는 이다리가 신년에 착공되어 술년에 완공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신년과 술년에 일본의 천황이 많이 태어났기 때문이라는것.




 다리 자체는 티켓소모 없이 건너다닐 수 있지만 다리 중앙에 있는 도교사원입장에는 티켓이 필요하다. 도교사원에는 뱃사람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한 수호신이 모셔져있다. 크게 볼 것은 없는 사원이므로 입장은 신중할것. 티켓이 필요한 관람지는 23군데이고 통합입장권에 붙어있는 티켓은 5장뿐이므로 어디를 갈 지 잘 생각해야한다.


・광조회관 (廣肇會館)




다음 장소는 광조회관(廣肇會館). 내원교에서 가까운곳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18세기 후반에 광동지역 출신 화교들이 설립한 곳으로 흔히 광동회관(廣東會館)으로 불린다.







 안뜰과 뒷뜰에 있는 용조각이 포인트.




 의리를 상징과도 같은 관우는 중국인 향우회관, 상인회관 같은곳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듯 하다.




 관우상 뿐아니라 광동회관에는 도원결의(桃園結義)나 삼고초려(三顧草廬)등 삼국지 관련 벽화가 크게 그려져있다. 도원결의의 장비는 거의 흑인 수준으로 피부가 검은것이 인상적. 삼고초려는 삼고모려(三顧茅廬)라고 쓰여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중화권에서는 삼고모려라는 표현도 종종 사용되는듯 하다. 초려든 모려든 초가집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에 차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래저래 광동회관이 가장 구경거리가 많은 곳이었던것 같다.



・복건회관(福建會館)





 복건회관(福建會館)은 광동회관처럼 중국 복건성 출신 상인들의 향우회관으로써, 18세기 중반에 지어졌다. 올드타운에서 가장 큰 회관이자 가장 인기있는 방문지이기도 하다. 그 인기에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이 위풍당당한 입구일것이다. 




 입장하면 잘 다듬어진 안뜰이 우리를 맞이해준다.

 내부는 입구만큼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는 분위기.. 









 도자기 파편으로 만든 용을 포함해 구경거리가 꽤 많다.



 이 회관에 모였던 사람들은 중국에서 배를 타고 호이안까지 오가는 사람들인 만큼 배의 안전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던 것 같다.




・중화회관(中華會館)






 중화회관 역시 화교들의 향우회관이지만 여러지역 출신의 중국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곳이다.

 외관상 광동회관이나 복건회관보다 많이 초라한 배경은 의문이다.

약간 폐허같은 느낌도 나고 규모도 크지 않지만 티켓없이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므로 시간이 있다면 가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그 외에도 몇몇 곳을 방문했는데 사진이 고르지 않아 올릴 수가 없다.

 유명한 곳은 떤끼고가(進記古宅, Tan Ky old house) 중국, 일본, 베트남 건축양식이 융합된 18세기의 주택의 모습을 잘 보존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장쩌민 주석과 태국의 탁신총리가 방문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도 가문의 후손들이 이 고택을 운영하며 가이드를 하고 있다. 또한 풍흥고가 <馮興古家>라는 곳도 있는데 이곳도 떤끼고가와 비슷한 역사와 특징을 가진 집으로 '풍흥'씨가 살던 집이다. 이곳역시 가문의 후손들이 관리, 운영하고 있다.


***방문시기는 2017년1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