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신랑 투고...)


몸이 노곤했던 어느날, 온천에 몸을 담그자는 생각으로 하코네(箱根)로 향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요코하마(横浜)에서 하코네는 60-70km 거리로 자동차로 1시간여, 신요코하마(新横浜)에서 신칸센(新幹線)을 타고 오다와라(小田原)에서 일반전철이나 버스로 갈아타면 1시간이 좀 덜 걸리는 거리이다.  신주쿠(新宿)에서라면 오다큐전철 1시간 반 정도에 환승없이 갈 수 있다.  다만 숙소가 외진곳이 많아서 도심지와 비교하면 자동차가 유리한 점이 많은 동네이다.



생각보다 산이 높고 커브가 매우 많다. 눈 쌓인 날은 왠만하면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숲이 울창해서 기분이 좋았지만 조수석에 앉는 사람은 멀미하지 않도록 주의 할 것. 


우선은 가벼운 구경거리를 찾아 하코네엔(箱根園)으로 갔다. 하코네엔에는 수족관, 동물원, 보트, 그리고 유명한 하코네 로프웨이의 승차장 등이 있는데 셋트로 티켓을 사면 저렴하게 이용 할 수 있다. 언제나처럼 계획없이 나왔던 우리부부는 늦지않게 숙소에 도착해서 온천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로프웨이는 다음번에 즐기기로 하고 수족관과 동물원만 보고 가기로 했다.




수족관은 담수관, 해수관으로 나눠져있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수족관이었지만 유리관을 열심히 기어오르던 문어와 치열하게 결투를 하던 랍스터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우파루파도 귀여웠고.. 하코네엔 수족관은 해발 723미터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수족관이라고 한다. 이 높은곳에 바닷물을 퍼날르는 수고를 생각해서 좀 부족한 시설과 규모는 눈감아주자.






대형 수조에서 다이버가 먹이를 주는 모습은 박력있다.




뭐니뭐니해도 이 수족관의 최고 인기스타는 바이칼호 물범이다. 점프를 하거나 공을 가지고노는 정도의 재롱은 기본이고 온천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귀여운 모습이 유명하다. 


사진을 잘못찍어서 하코네엔 수족관 홈페이지사진을 참고로 첨부한다.

(출처: http://blog.princehotels.co.jp/hakone-en/suizokukan/bikal/)






하코네엔에는 수족관과 함께 동물랜드가 있다. 일반동물원과 달리 실내에 있고 소형동물이 중심이다. 아르마딜로 처럼 평소에 보기 힘든 동물도 있고 양이나 염소처럼 흔한 동물도 있다. 카피바라, 라마, 고양이, 개 등 만질 수 있는 동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두 군데 티켓을 세트로 구매하면 1,800엔으로 저렴하지만 냉정하게 동물원으로 평가를 하자면 나의 평가는 '하'이다.






아지사이(紫陽花=수국)가 예쁘게 피어있다.





하코네에 산정상에 있는 호수, 아시노코-(芦ノ湖).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호수이다. 둘레 길이가 20km가 넘는 대형호수이다. 딱히 가두어 놓은 것도 아닌데 물가에 물고기들이 모여드는것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호수엔 낚시꾼도 많은데 얘들은 안잡아가는건가? 


이제 체크인 시간이 되어가니 일찍 료칸에 가서 온천에 몸을 담궈야지.



료칸도 상당히 높은곳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온천을 즐기고 몸을 푼 다음에..




샤브샤브 카이세키요리(懐石料理)로 배를 채우고 하루를 마무리.


첫 하코네를 방문한뒤 며칠 지나지 않아서 한국에서 온 조제친구가 하코네를 가고 싶다고 하여 그때 갔던 료칸도 올리는 김에 같이 올려본다. 



료칸의 이름은 湯さか荘. 상점가가 있고 전철역이 가까운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근처에 있어서 편리하다. 주차장도 완비. 두명이 자기엔 굉장히 넓은 방이다. 스위트 룸처럼 방과 화장실사이에도 전용공간이 있어서 상당히 넓다.




샤워시설도 히노키(檜=편백나무)로 되어있어서 느낌이 좋다.




무엇보다 큰 특징은 방에 개인 온천이 딸려있다는 것! 방에서 먹는 카이세키요리를 포함해서 2인1실 방 하나 1박에 무려 5만엔이다. 친구가 통크게 료칸을 쏴서 럭셔리한 료칸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개인온천 이외에도 하루에 한 번 작은 온천욕실을 전세 낼 수 있다. 둘이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




상쾌한 유모토 아침산책. 유모토를 흐르는 스쿠모가와(須雲川)는 보기만해도 피로가 풀리는듯하다.


**방문시점은 2016년7월 입니다.**




 요코마하에 사는 우리부부에게 신오쿠보(新大久保)란 굉장히 멀고 먼 곳이다. 넉넉잡아 자동차로 1시간반, 전철을 타도 걷는 시간을 합치면 비슷하게 걸린다. 한 번 가면 많은 물건을 사오게 되므로 전철로 가긴 사실 좀 힘들다. 비교적 가까운 요코하마의 칸나이(関内)나 카와사키(川崎)에도 한국식품점은 있지만 물건의 종류나 가격경쟁력이 신오쿠보에 비할 바가 못된다. 어쩌다 신주쿠쪽에 볼일이 있거나 한국식재료가 너무 간절할 때에 신오쿠보를 들리곤 하는데, 그럴때 꼭 들리는 곳이 바로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와 장터 - 한국광장(韓国広場)이다.



장거리 운전에 멘붕상태가 된 빈이.



사실 돈키호테는 전국적인 체인이고 최근 가장 기세좋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종합 디스카운트스토어 인지라 집근처에도 몇군데 있다. 하지만 같은 돈키호테라도 점포마다 물건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신오쿠보 근처의 돈키호테 (돈키호테 신주쿠점)는 비교적 한국제품의 가격이 싸고 종류도 많다. 내가 자주 사먹는 시리얼이나 자일리톨 껌 같은 경우는 여타의 메가 돈키호테와 비교하여 좀 비싼편이었다.  돈키호테 신주쿠점은 24시간 영업이라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겐 정말 편리할 것 같다. 주차장은 30분당 400엔으로 좀 비싼편인데 주차장 사이즈도 크지 않아 주말엔 만차가 되는 경우가 많다. 1500엔 이상 구매하면 30분, 3000엔 이상 구매하면 1시간 무료이고, 6000천엔 이상 구매하면 2시간 무료이다. 그 이상은 아무리 많이 구매해도 무료주차는 안된다. 


일단 돈키호테에서 식품, 기념품, 각종 가정용품을 구매하면 최저가는 아닐수도 있지만 크게 바가지 쓸 일은 없으니 안심이다. 다른 종합슈퍼마켓 체인점들과 같이 돈키호테에도 PB상품이 있다. 이름은 정열가격(情熱価格)이다. 유명 대기업들과 콜라보한 상품이 주를 이룬다.




기저귀나 휴지같은 펄프제품도 그럭저럭 저렴하다.




술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신주쿠점의 특징인 한국식품의 다양함. 감자면, 컵 스파게티 등 비상위권 제품도 넓게 취급한다.




길이 헷갈리면 바닥에 있는 줄을 보고 찾아가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돈키호테에서 가장 추천하는 제품은 군고구마이다. 바로 구운 고구마를 100엔대의 가격에 먹을 수 있는데 크기, 가격, 맛 모든면에서 만족스럽다. 돈키호테 고무마에 익숙해져 있다가 다른가게에서 고구마를 사먹고 실망한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고구마가 구워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구매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선 고구마 기계쪽으로 가서 시간을 확인한뒤에 쇼핑을 하자. 계절별로 점포별로 고구마를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할 것.



돈키호테의 무료주차시간이 끝나기 전에 장터(또는 한국광장, 이하 장터로 통일)에서의 쇼핑도 빼먹을 수 없다. 돈키호테에서 큰길을 건너면 바로 있다.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장터에 들리기 전에 호식이두마리 치킨2호점에서 치킨을 시켜놓고 장터로 이동한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돈키호테에서 큰길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좀 걸어가면 나온다. 2호점이 돈키호테 근처에 생긴덕분에 매우 효율적인 동선을 짜는것이 가능해졌다. 



신오쿠보엔 이곳 말고도 치킨을 파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호식이가 가성비가 가장 좋게 느껴진다. 일전에 이 회사의 회장이 여직원 성추행사건을 일으키며 논란이 되었지만..모처럼 찾아온 신오쿠보이니 우선 우리에게 가장 득이 되는 선택을 해야지. ㅠㅠ   해외에서 치킨을 먹고싶은 맘은 해외생활을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1호점이나 2호점이나 저녁시간엔 항상 자리가 꽉 차있다. 각각 다른맛으로 2마리세트는 2,880엔이고, 한가지 맛으로 두마리 시키면 100엔 할인이다. 5,000엔이상 부터 신용카드 사용가능하고 그 이하는 현금지불이다.





돈키호테나 호시기에서 큰길건너편을 보면 장터가 보인다. 요코하마나 카와사키에 있는 한국식품점과 비교하면 저렴함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와 고기, 생선등 모두 갖추고 있는 생활밀착형 슈퍼이다. 신오쿠보 역에서 가까운 서울시장도 있지만 장터가 훨씬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오징어집, 양파링같은 인기과자 외에도 비교적 새로운 과자들도 갖추고 있다. 콩나물, 참외처럼 일본에서 좀처럼 사기 힘든 채소, 과일들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깐마늘이 저렴해서 매번 구매하고 있다. 레토르트 식품도 다양하고 떡볶이, 냉면재료에서 막걸리, 소주, 탄산음료 등 대부분의 인기 한국제품들은 다 있다. 라면도 돈키호테보다 다양하고 저렴하다. 다만 신라면만은 돈키호테 신주쿠점이 아주조금 저렴하다. (다른 돈키호테는 더 비싸다.)  김밥, 전, 족발같은 요리도 팔고 있으니 한국음식에 관한 어지간한 수요는 다 충족시켜준다.



신오쿠보를 다녀온날 저녁의 치맥은 정해진 수순이다.




(조제신랑 투고...)


 예전추억을 하나씩 끄집어 내며 투고해본다. 카와사키(川崎)는 외국인들에게 그리 인기있는 관광지는 아니다. 도쿄와 요코하마라는 일본 굴지의 관광명소 사이에 끼여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카와사키하면 딱히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카와사키에서 로컬선을 타고 가야하는 카와사키 다이시(川崎大師)를 알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극소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일본의 수도권을 깊게 둘러볼 의지와 시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카와사키 다이시를 꼭 소개하고 싶다.





우선 케이큐 카와사키(京急川崎)역에서 다이시센(大師線)을 타고 가다가 카와사키 다이시역에서 내리면 된다.

JR로는 갈 수 없다. 카와사키의 JR역과 케이큐역은 분리되어 있으니 주의하자.




하네다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케이큐전철(京急電鉄). 사실 카와사키다이시역은 19세기말에 지어져서 관동지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철역이다. 또한 케이큐전철의 최초의 역으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가 있다.




역을 나서면 건너면에 카와사키다이시의 오모테산도(表参道)로 안내하는 厄除門이 보인다. 문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카와사키 다이시는 액땜에 효엄이 있기로도 유명하다. 문으로 들어가 상점가를 지나가자.





카와사키다이시의 담을 돌아가야한다. 규모를 짐작 할 수 있게하는 길고 긴 담장이다.




직진하다가 길끝이 닿으면 입구를 안내하는 문이 또 나온다.




이곳으로 접어들면 일본특유의 사찰앞 상점가 분위기가 팍팍난다.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의 상점가는 너도나도 다루마(だるま=달마)인형을 팔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달마그림이 액을 막아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카와사키 다이시도 그러한 방면에서 유명한 절인지라 주변의 상점가도 액땜에 특화하여 달마를 팔게 된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상점가 끝까지 걸어가면 장엄한 카와사키다이시의 정문이 나온다. 사실 카와사키다이시의 정식이름은 헤이켄지(平間寺)인데 카와사키 다이시로 더 잘 알려져있다. 진언종지산파(真言宗智山派)의 대본산으로, 하츠모-데(初詣) 방문객이 전국 세손가락에 들어가는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절이다. 하츠모-데란, 일본사람들이 연초에 신사나 절을 방문하여 소원을 비는 행위를 말한다. 카와사키 다이시는 약 900년전에 지어진 유서깊은 사찰이지만 정문역할을 하고 있는 大山門은 1970년대에 창건 850주년을 기념하여 지어진 것이다.





절의 입구에는 빠질수 업는 사천왕상.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에 대본당(大本堂)이 보인다. 액땜으로 유명한 절이니만큼 교통, 건설 등에 종사하는 회사들은 이곳의 안전기원회에 많이 참석을 하는데 바로 이 대본당에서 행해진다. 참고로 우리회사도 매년 카와사키 다이시에서 안전기원을 하고 있다.




우선 손을 씻어서 몸을 정화하고 들어가자. 바가지(?)를 오른손에 들고 왼손을 씻고, 다음은 반대로 오른손을 씻는다. 그 다음 왼손에 물을 담아 그 물로 입을 행군다. 그리고 나서 바가지를 행구고 원래대로 뒤집어서 놓으면 끝. 제대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그냥 간단히 손만 행구고 들어가도 된다.

 



좋은기운을 받을수 있도록 향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절 구석구석 구경을 하자. 대본당을 포함하여 건물안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사진촬영이 제한되거나 사진을 찍을 분위기가 아닐때도 있다. 직접가서 보길 바라는 마음도 담아 건물내부 사진은 올리지 않겠다.





모양이 매우예쁜 중흥탑(中興塔). 매월 첫번째 일요일에 내부를 관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부동당(不動堂). 부동명왕(不動明王)이 봉안되어 있다. 명왕은 밀교 특유의 존칭어인데, 부동명왕은 강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차리명왕(軍荼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徳明王),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과 함께 5대명왕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어진다.




遍路大師의 짚신에 물을 얹어주면 다리와 허리통증에 효엄이 있다고 한다. 배경스토리는 잘 모르겠다.




일본의 여느동네처럼 이곳에도 한가로이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고양이들이 많이있다. 일본은 고양이들을 매우 친근하게 대하므로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하거나 도망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고양이들이 살기엔 매우 척박한 동네라는 생각이든다.




약사전(薬師殿). 이곳에도 부동명왕이 안치되어 있다. 교통안전에 특화된 불당인데 역사깊은 카와사키 다이시에 어째서 이런 인도풍의 건물이 있는 건지는 이해불가다.






물과 나무와 독특한 건물들이 어우러져 한국의 사찰과는 다른 일본사찰만의 멋이 느껴진다.




절 구경도 잘 했으니 좀 앉아서 쉬어야지. 카와사키 다이시의 명물은 칡으로 만든 떡인 쿠즈모치(久寿餅)이다. 입구에서 봐두었던 스미요시(住吉)라는 가게에서 맛을 보기로 했다.




칡떡에 콩고물과 달달한 물엿을 얹어먹는 음식인데 절 근처에 가게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곳에서 맛보자. 맛은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떡은 삼각형으로 자르는것 같았는데 이 가게는 앙증맞게도 토끼모양의 떡이 섞여있다.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1인분에 400엔에서 550엔정도 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으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길, 구경의 재미를 위해 올때와는 다른길로 역으로 걸어갔는데 카와사키 다이시 바로 근처에 있는 다이시공원(大師公園)이 눈에띄어 들어가보았다.




특이하게도 공원안에 중국정원이 있었다. 중국 쉔양시(瀋陽市)와의 자매도시가 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신슈엔(瀋秀園)이라는 중국정원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중국정원을 충실하게 재현해놓았다.






생각보다 규모도 상당했고 관리도 잘 되어있었다. 근처 주민들에게는 정말 좋은 산책로 일듯하다. 카와사키다이시를 들리는 김에 같이 들러도 좋은 곳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중국정원의 발견으로 더욱 기분좋게 다녀왔던 카와사키 다이시였다.


**방문시점은 2014년9월입니다.**






(조제신랑 투고..)


우리부부의 첫 1박2일 여행이기도 했던 히로시마(広島) 여행.

우리부부가 처음으로 만나고 석달이 채 안되었을때였다.

조제가 신칸센을 타본적이 없다고 한 것이 히로시마 여행 기획의 발단이었다.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은 2013년5월. 벌써 4년전의 일이다.

기억도 흐릿하지만 더 흐릿해지기전에 기록해본다. 열심히 블로그 이사중인 틈을 타서...


아쉽게도 내가 찍은 사진 데이터는 다 행방불명이고 조제가 찍은 사진만 남아서 온통 내가 찍혀있는 사진 뿐이다.


이게 바로 신칸센 티켓. 요즘은 EX-IC카드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티켓없이 타고 있지만..

요코하마에서 히로시마는 신칸센으로도 4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거리다.


새하얀 N700계의 하카타(博多)행 노조미(のぞみ)호를 타고 간다. 깜빡 졸아버리면 후쿠오카행인것이다.

뭐, 그것도 괜찮은가. ㅎㅎ


다행히 문제없이 히로시마에서 잘 내렸다.

신칸센.. 막상 타보니 별거없죠?


히로시마에 도착하자마자 미야지마(宮島)로 향했다.

JR선을 타고 미야지마구치(宮島口)까지 간뒤에 페리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된다.

페리 운행하는 회사가 몇 군데 있는데 시간표 봐가면서 맞는걸로 타면된다.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를 페리로 10여분 가면 미야지마에 도착한다. 뭔가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과연 일본삼경(日本三景)의 하나로 꼽힐 정도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관광업계에서는 미야지마로 통하지만 정식명칭은 이쓰쿠시마(厳島)이다. 미야(宮=궁,신사)가 있는 섬(島=시마)이라고 하여 예로부터 미야지마라고도 불리어왔다고 한다.



일본에서 사슴으로 유명한곳은 나라현의 나라(奈良)시이다. 그러나 이곳 미야지마에도 수많은 사슴이 방류되어 있는것으로 유명하다.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내도 막 다가오는데, 사슴들은 멀리서 보면 귀엽지만 가까이로 오면 좀 무섭기도 하다.





미야지마는 유명 관광지이기 이전에 이곳주민들의 생활공간이다. 존중하고 매너있게 행동하자.

골목골목 누비며 아기자기한 동네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멀리보이는 오중탑(五重塔)을 목표로 걸어갑니다.





일전에 시모노세키(下関)에서는 맨홀뚜겅이 복어였는데, 이곳은 단풍이다. 미야지마를 포함하여 히로시마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스팟이 많은데 그때문에 모미지(もみじ=단풍)라는 이름이 붙는 만쥬라던가 은행이 히로시마에 있다.





드디어 오중탑에 도착! 오중탑은 건립한지 600년이상된 국가중요문화재이다. 일본의 건축양식과 당나라의 양식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다고 한다.




오중탑 옆에는 센쥬카쿠(千畳閣)라는 목조경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미야지마의 가장 유명한 이쓰쿠시마신사(嚴島神社)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일본의 국보인 이쓰쿠시마 신사 (嚴島神社)는 밀물이 밀려오면 신사 아래 지면이 물로 가득차서 다른 어떤곳에서도 보지 못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데이터를 잃은것이 한스럽다. 썰물로 물이 빠져나가면 지면에 작은 게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토리이(鳥居)도 기둥 아랫부분은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져나가면 다가가서 만질 수 있다.






아직 단풍이 없는 숲이지만 단풍이 들면 틀림없이 멋질 것이라는걸 알수있다.

언젠가 가을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





미야지마에도 수족관이 있다. 규모나 어종에 있어서 유명수족관과 비교하여 딸리긴 하지만 나름 지역고유의 콘텐츠가 있어서 볼만하다.




히로시마의 명물 먹거리라고 하면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広島風お好み焼き), 그리고 굴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코노미야기와는 달리 히로시마풍은 면이 들어가있다. 우리는 건물전체가 오코노미야키 가게로 가득한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버터로 구운 굴의 맛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이 사진역시 데이터가 행방불명이다..

밤에는 히로시마성을 구경하고 하루를 마무리.




다음날도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히로시마의 명승지 중의 하나인 슉케이엔(縮景園)이라는 일본정원을 방문했다. 축경원이라는 한자어 그대로, 여러 경승지의 경치를 집약한 곳이라고 한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찾아가 보고, 히로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원폭돔도 보며 나름 뜻깊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조제에게 신칸센 체험시켜주는것을 주목적으로 얻어걸린 목적지였던 히로시마였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꽉찬 1박2일의 일정이 너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을 간직한 도시, 히로시마. 언젠가 우리가족 셋이서 다시 방문할 날이 있길 바래본다.